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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트럼프는 내가 잡는다"…2020년 美대선에 부는 '女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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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트럼프 내세운 민주당 여걸 4명 대선 출사표

민주당 출마선언 5명중 4명이 여성

힐러리 패배 후 女후보 회의론 깨뜨릴지 주목

이데일리

캐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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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오는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여풍(女風)이 거세게 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항마를 선출하기 위한 민주당 경선에 여성 후보들이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3년 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사상 첫 여성 대선후보로 선출됐을 때 여성 경쟁자가 전무했던 것과는 극명히 대비된다.

미국 민주당 캐멀라 해리스(54)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은 21일(현지시간) ABC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2020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해리스 의원은 방송 출연 시간에 맞춰 트위터에도 출마 홍보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영상에서 “정의, 품위, 평등, 자유, 민주주의는 단순히 단어가 아니다. 미국인이 소중히 여겨야 할 가치”라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의 미래는 당신, 그리고 미국의 가치를 위해 싸우는 수백만명의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달려 있다. 나는 이런 목소리들을 높이기 위해 달릴 것이다. 내가 미국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여성 차별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해리스 의원은 미국 여성 의원들 중 네 번째,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2020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해리스 의원은 지난 2016년 총선에서 처음 상원의원에 당선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다. 그가 ‘이날’ 출사표를 던진 것도 흑인 목사 마틴 루터 킹을 기리는 기념일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해리스 의원에 앞서 엘리자베스 워런(69·매사추세츠) 상원의원과 털시 개버드(37·하와이) 하원의원, 키어스틴 질리브랜드(52·뉴욕) 상원의원이 당내 경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에이미 클로버샤(58·미네소타) 상원의원도 경선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에서는 지금까지 총 5명의 후보자가 출마 의사를 밝혔는데 그 중 4명이 여성이다.

3년 전과는 달리 힐러리 클린턴이라는 ‘큰 산’이 없어진 영향도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를 직접 겪어보니 ‘도저히 두고볼 수 없다’는 결심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한결같이 반(反)트럼프 기치를 내세우고 있다.

해리스 의원도 이날 “지난 2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부당함에 맞서 싸울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또 작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여성 의원이 상원 25명, 하원 102명으로 역대 최다 당선된 것에서도 이번 여풍이 어느 정도 예고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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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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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원들이 선호하고 있는 후보군은 조 바이든(77) 전 부통령, 버니 샌더스(78·버몬트) 상원의원, 베토 오루크(47) 전 하원의원 등 대부분 남성이다. CNN 설문조사에선 바이든 전 부통령이, 시민단체 무브온 조사에선 오루크 전 의원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여성후보들 중에선 해리스 의원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으며 워런 의원이 뒤를 이었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 민주당 내 여성 후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여성 의원들이 유리천장을 깨고 당내 허들을 넘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런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앙숙’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버드대학 로스쿨 교수 출신으로 민주당 내 진보(좌파)세력을 주도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연방의회가 설립한 감독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에 가장 격렬하게 반대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포카혼타스(인디언 혈통)’라고 조롱하자 유전자 검사로 맞서기도 했다.

질리브랜드 의원은 변호사 출신이다. 힐러리 클린턴의 뉴욕 지역구를 물려받은 인물로 정치권 내 성폭력 고발에 앞장서 왔다. 최연소 개버드 의원은 군인 출신으로 탁월한 연설 능력을 인정받아 ‘여자 오바마’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날 출사표를 낸 해리스 의원은 검사 출신이다. 2004년부터 7년간 캘리포니아 주검찰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을 역임하고, 2011년부터 주 검찰총장(법무장관)에 두 차례 당선됐다. 그의 출신부터가 젊음· 여성·소수인종 등 다양성을 대변한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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