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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페르노리카, 임페리얼 '먹튀'…"적자에도 115억원 배당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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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458억 본사에 배당…"영업익 보다 배당 커"

뉴스1

장투뿔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가 직원들에게 '임페리얼' 매각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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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의 매각을 앞두고 대규모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스키 판매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배당액은 늘려 적자로 만들었다. 결국 프랑스 본사 배만 불리고, '먹튀'한 셈이다.

22일 장 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는 직원들에게 "이대로 가다가는 18개월 내에 적자가 날 것"이라며 "생존을 위해 임페리얼 판권을 드링스 인터내셔널에 매각한다"고 통보했다.

매각의 명분은 위스키 시장 침체로 인한 적자 우려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해 위스키 30만179상자를 팔았다. 1년 전보다 9.3%나 판매량이 줄었다. 특히 임페리얼의 경우, 2016년 25만8000상자에서 지난해 19만4000병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판매 부진 상황에서도 본사의 대규모 배당은 이어졌다. 지난 3년간 '페르노리카코리아 임페리얼' 법인의 배당금은 458억5000만원에 달한다. 지분의 100%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 본사 '앨라이드 도메크'(Allied Domecq)가 모두 챙겼다.

2016년(2015년 7월~2016년 6월) 영업이익이 139억5000만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252억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갔고, 2017년에는 91억5000만원을 챙겼다. 2017년의 영업이익은 154억8000만원이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48억9000만원으로 급감했지만 배당금은 115억원을 챙겨 35억원의 당기 순손실이 발생했다. 영업이익의 두 배가 넘는 돈을 배당으로 챙긴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페리얼 매각에 대해 '계획된 먹튀'로 보고 있다. 이미 배당으로 다 챙겨간 후 판권을 넘긴 것이라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시장 상황 때문에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어려운 것인지, 대규모 배당으로 어려워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사실상 직원들에게 고통을 떠넘기고 먹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관계자도 "멘붕(멘탈 붕괴) 상황"이라면서 "본사의 배당이 문제지, 직원들은 죄가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페르노리카코리아 노조는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전 조합원 쟁의행동 결의를 계획하는 등 한국 직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전력 투쟁할 예정이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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