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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8년 전 득점왕이 종료직전 교체 멤버로…희생 감내하는 베테랑 구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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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대한축구협회


[두바이=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8년 전 득점왕으로 아시안컵을 호령했던 구자철(30·아우크스부르크)이 이번에는 자신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베테랑으로 주목받고 있다.

구자철에게 아시안컵은 축구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된 무대다. 그는 지난 2011년 첫 출전한 아시안컵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며 숨겨뒀던 공격본능을 일깨웠다. 당시 구자철은 소속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지만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조광래 감독이 공격적인 장점을 살려 2선 자원으로 발탁하면서 축구 인생에 전환점을 맞았다. 두번째 출전한 2015년 호주 아시안컵에서는 조별리그 3차전 호주와의 맞대결에서 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인해 중도하차라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구자철은 2018러시아월드컵 이후 태극마크 반납에 대한 의향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로 인해 그의 세번째 아시안컵 출전 여부는 불투명해보였다. 하지만 구자철은 자신보다는 대표팀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마지막 아시안컵 참가를 결정했다. 그의 마음을 돌려 놓은 것은 파울루 벤투 감독의 역할이 컸다. 구자철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벤투 감독이 부임 후 독일로 직접 찾아오기도 했다. 통화도 상당히 자주했다.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면서 설령 내가 최상의 몸 상태가 아니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국가대표팀에 공헌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구자철은 마지막 아시안컵이 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회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로지 팀의 우승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 그는 조별리그 1~2차전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해 2선 공격진을 이끌었다. 하지만 에이스 손흥민이 팀에 합류한 이후인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게다가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4분에 손흥민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승리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선참급 선수를 교체투입하는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 경기 막판에 투입되는 선수는 흐름을 바꾸기보다 교체를 통해 시간을 지연시켜서 승리를 굳히는 용도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기성용이 부상으로 중도하차한 ‘벤투호’에는 베테랑들이 많지 않다. 최선참 이용을 필두로 이청용과 구자철 정도가 필드플레이어 가운데 경험이 많은 선수로 꼽힌다. 솔선수범하고,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 구자철의 모습은 후배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다. 또한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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