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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블랙스완⋅회색코뿔소 경고한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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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과학 리스크 대비 회의 지도부 총 출동…"투쟁정신 강화" 강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블랙스완 사건을 고도로 경계하고 회색코뿔소 사건을 예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21일 베이징 중앙당교에서 31개 성 시와 중앙부처 장관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마지노선의 사유로 중대 리스크 예방 및 해소 전문 세미나’ 첫 연설을 통해서다. 이날 행사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상무위원 전원이 참석했다. 군(軍) 관련 지도부도 참가했다. 블랙스완은 예측 못한 위기를, 회색 코뿔소는 예상하면서도 간과하는 위기를 말한다. 시 주석은 투쟁정신 강화를 수차례 강조했다.

시 주석이 블랙스완과 회색코뿔소 대비를 경고한 날은 중국 정부가 작년 경제 성장률이 28년만에 최저수준인 6.6%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날이다.

시 주석은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선수를 치고, 위험을 안정으로 바꾸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적극적인 전략전(戰)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1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블랙스완과 회색코뿔소 사건을 예방하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신화망


시 주석은 외부환경의 심각한 변화와 중국 개혁발전 안정이 직면한 새로운 상황, 새로운 문제, 새로운 도전을 깊이 인식하고 정확하게 파악해 마지노선 사유를 견지하고 우환 의식을 강화하며 통제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현재의 중국 형세가 전체적으로 좋다"고 강조하면서도 경제가 안정 속 진전하는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전국의 각 민족 인민이 한마음으로 사회 전체의 안정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월 1일까지 미⋅중 무역전쟁 종전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인 가운데 단결을 강조하는 한편 최악의 상황도 염두해 두고 준비하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1월 30~31일 워싱턴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협상을 벌인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외부환경 뿐 아니라 정치, 이데올로기, 경제, 과학기술, 사회, 당의 건설 등 영역에서의 중대 리스크에 대해 깊은 분석을 하고 명확한 요구를 밝혔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특히 "사태의 변화를 예측할 수 없는 국제형세, 복잡하고 민감한 주변환경, 엄중한 개혁발전 안정 임무에 직면해 시종 고도의 경계를 유지해 블랙스완 사건과 회색코뿔소 사건을 고도로 경계하고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 경제발전이 국제 환경과 국내 조건의 심각하고 복잡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며 공급측 구조개혁 과정에서 일부 어려움과 도전을 피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실제 공급측 개혁의 하나인 부채 감축(디레버리징) 정책 탓에 민영기업의 자금난이 심화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시 주석은 각 지역과 각 부문이 안정성장과 리스크 예방 간 관계의 균형을 잘 유지해야 한다며 부동산시장이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장기적인 효율시스템 시행 방안을 잘 시행하라고 주문했다. 부동산 거품이 커지면 사회불만이 커지지만 과도한 부동산 거품빼기 정책은 되레 경제 안정을 해칠 수 있는 리스크가 된다.

그는 시장심리 분석을 강화해 금융시장 영향을 평가하고 기대감을 인도하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도 했다. 시장 모니터와 감독기관간 협력을 강화해 잠복한 리스크를 적기에 제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증시 급락 등 금융리스크를 막는 정치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좀비기업 처리로 시장 퇴출을 가속화해 잠겨진 자원을 대량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최근 유전자 조작 아이 논란을 의식한 듯 과학기술 영역에서의 리스크 예방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인공지능(AI), 유전자조작, 의료진단, 자동차, 자율주행, 드론, 서비스로봇 등 영역에서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 건설을 가속화하고 관련 입법을 서두르라고 주문했다.

시 주석은 각급 당위원회와 정부가 국가안전관을 철저하게 관철해야 한다며 정치안전을 위한 당 중앙의 요구를 이행해 정치안전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여론을 인도하는 힘을 강화하고 통신망 종합 관리시스템을 서둘러 마련하라고 해 인터넷과 SNS 등에 대한 통제가 강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또 청년 세대를 상대로 한 사상정치 업무의 내용과 형식을 부단히 혁신함으로써 정확한 세계관, 인생관, 가치관을 기르도록 해 사회주의 건설자이자 계승자로 확실히 키워야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인민 군중의 이익과 관련된 문제를 잘 처리해 사회 안정을 지키라는 주문도 했다. 지난해 가짜 백신 사건같은 일이 반복돼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다. 시 주석은 인민들이 행복감과 안전감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며 일자리, 교육, 사회보장, 의료위생, 식품안전, 안전생산, 사회치안, 부동산시장 등을 거론했다.

시 주석은 해외이익 보호를 강화하고 해외 중대 프로젝트와 인원 및 기구의 안전을 확보하라고도 했다.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담당임원(CFO)이 작년 12월 1일 캐나다에서 미국 정부 요청으로 체포된 것을 염두해둔 발언으로 비쳐진다.

시 주석은 중대 리스크를 예방하고 해소하려면 강력한 투쟁정신이 필요하다며 지도자 간부들은 투쟁정신을 유지하고 투쟁 실력을 키우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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