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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잿빛 드리우는 다보스포럼…개막 전부터 '경기 비관론' 휩쓴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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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wC 설문조사, 글로벌 CEO "세계경제 둔화" 6배 급증

IMF도 경제성장률 전망 3.5%로 낮춰…"하락 위험 확대"

무역갈등·中경기둔화·노딜브렉시트·美셧다운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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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세계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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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조슬기나 기자] 올해로 49회째를 맞은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WEFㆍ다보스포럼)가 22일(현지시간) 개막 전부터 잿빛 전망에 가려지고 있다. 주요 정치 지도자들이 줄줄이 불참한 데다 이른바 차이나리스크 등으로 경기 비관론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각국의 자국우선주의로 자유무역주의 질서가 흐려지면서 다보스포럼이 지향하는 가치 자체가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보스포럼 개막을 앞두고 경영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21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세계경제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본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전체 응답자 1400여명 중 30%를 차지했다. 1년 전 조사보다 6배나 늘어난 수치로, CEO들 사이에 비관론이 급격히 퍼지고 있다는 의미다.

PwC는 "경제성장이 뚜렷하고 증시가 급등했던 지난해 1월과는 대조적으로 올해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 같은 비관론의 대두는 설문조사를 진행해온 지난 22년을 통틀어서도 눈에 띄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지역별로는 미ㆍ중 무역전쟁의 중심에 서 있는 북미기업 CEO들의 우려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세계 경제 낙관론을 제시한 북미지역 CEO는 응답자의 37%로 직전 조사의 63%에서 대폭 줄어들었다. 밥 모리츠 PwC 회장은 "무역긴장과 보호주의 부상으로 주요 기업들이 2019년 실적전망을 낮추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며 "많은 CEO들이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사업체를 둔 CEO 중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시장으로 미국을 택한 비율은 지난해 59%에서 올해 17%로 급감했다. 또한 기업 성장전망에 자신감을 표한 CEO는 전체 응답자의 35%에 그쳤다. 지난 조사에서는 42%였다. 설문에 참여한 CEO들은 향후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무역갈등, 불투명한 정책, 보호주의 대두 등을 꼽았다. 모리츠 회장은 "경영자가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이 늘어나고 있다"며 불확실성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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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 역시 글로벌 성장세의 급격한 둔화를 우려하면서 불과 3개월 만에 성장 전망치를 내려 잡았다. IMF가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3.5%로 기존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10월 IMF는 올해 성장 전망치를 3.9%에서 3.7%로 조정한 바 있다. 내년 성장 전망치도 3.7%에서 3.6%로 0.1%포인트 내렸다.

IMF는 "미ㆍ중 무역갈등이 상존하고 있는 데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속에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영국이 아무런 완충장치 없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가능성,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Shutdownㆍ일시적 업무정지) 장기화, 동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등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다보스포럼 개막을 앞두고 이날 현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년간의 확고한 성장 이후에 세계 경제는 예상보다 더디게 성장하게 하고 있으며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 성장의 급격한 하락 위험은 확실히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어 각국 정책결정자들이 정부 부채 감축 등을 통해 위기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는 한편 무역 관련 협력, 금융규제 개혁과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 등 경제통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주도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대응이 쉽지 않아졌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런 가운데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무역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중국은 무역 긴장과 새로운 정책들 때문에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의 경제 지표를 발표했다"면서 "중국이 결국 '진짜 합의(Real Deal)를' 하고, '장난치는 것(playing around)'을 중단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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