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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손혜원이라 쓰고 "오만방자·센 언니·문화애호·순수"라고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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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여야 제각각, 결국 與 "좋은 의도" VS 野 "호가호위"

새해들어 우리나라 정치판의 이슈메이커는 단연 손혜원 의원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듯하다. 국회의원 금배지를 단 지 3년째인 초선 의원이 이처럼 정국을 달군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다. 다만 여야나 손 의원 개인에 대한 호불호, ‘투기 의혹’ 논란에 대한 시각차 등에 따라 ‘손혜원 평가’는 제각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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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의원. 뉴시스


◆ 野 대표 "오만방자· 호가호위· 與는 아부만· 힘 부당사용'

손 의원이 지난 20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옆에 둔 채 '진실을 가려 보자'며 여당 당적을 내려놓기로 하고 선전포고를 하자 야당 대표들이 일제히 발끈했다. 이 역시 보기 드문 일이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대표는 "오만이 하늘을 찌르는 오만방자의 아이콘"이라고 몰아 세웠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목포 투자가 문제인 것은 손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 측근이었다는 사실 때문이다"며 "대통령이나 부인(김정숙 여사)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어도 (김 여사의) 가까운 친구(손 의원)가 호가호위해서 잘못이 일어나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관리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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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13총선 직전 서울 마포을 손혜원(오른쪽) 후보 응원에 나선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손 의원이 '저와 같이 광야에 나가겠다는 분들이 있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청와대와 가까운 인사들에게 아부하는 여당의 모습이 안타깝다"고 가세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역시 “국회의원으로서 적절치 못한 처신에 대한 책임은 무겁다는 것을 분명히 해둔다"며 "투기가 아니라는 손 의원 주장을 액면 그대로 인정한다 하더라도 개인적인 소신을 위해 국회의원의 힘을 부당하게 사용했는지에 대해서 국민들은 묻고 있다"고 거들었다.

◆ 옆자리 홍영표…김병준 "호위무사"· 손학규 "국회 먹칠"· 나경원 "센 언니"

손 의원 탈당 기자회견에 여당 원내대표가 자리를 함께 한 일에 대해서도 야당은 회초리를 들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홍영표 원내대표가 호위무사처럼 나와 안내하는 장면에서 이 나라 권력이 어디에 가 있고 그 권력의 성격이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볼 수 있었다"며 “비선실세 냄새가 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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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표는 "기자회견에 동행해서 손 의원을 변호한 것은 원내대표의 권위, 국회 권위를 크게 손상한 것으로 거취에 대해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고 홍 원내대표의 당직 사퇴까지 거론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를 동반한 탈당 기자회견은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로 센 언니의 진수를 보여줬다"고 비꼬았다.

정치분석가인 정치컨설팅그룹 민의 박성민 대표는 "(원내대표가 옆자리에 있는 모습이) 좀 당황스러웠다"며 "당이 연대보증한 것이자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준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 박원순 "좋은 의도" · 우상호 "돈보다 문화에 미쳐"· 표창원 "순수하다"

반면 여권은 ‘손혜원 구하기’에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1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문화적 인식이 있는 분들이 '없어지는 것보다는 이런 걸 매입해서 보존하는 게 좋겠다'라며 매입해서 박물관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꼭 투기로 몰 일은 아니고 좋은 의도로 하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손 의원을 엄호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TBS 인터뷰에서 "한마디로 말하면 손혜원 의원은 돈에 미친 게 아니고 문화에 미친 것"이라며 "목포에 꽂혀도 단단히 꽂혔고 이 문제에 관해서는 대단히 진실 되게 접근했다"고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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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의원 측근이 매입한 목포 창성장. 연합뉴스


같은 당 표창원 의원도 "(손 의원은) 순수성과 진정성을 가졌다"며 "(그런) 성격상 특성으로 몸을 사리지 않고 나부터 해야지 남에게 미루느냐(고 해서 일어난 일이다)"고 순수성을 의심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 박지원 "투기의 아이콘, 孫과 싸울 군번 아냐"· 대통령 지지도에 부정적

손 의원이 "배신의 아이콘이자 노회한 정치인”이란 비난을 들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21일 CBS, YTN라디오에 잇달아 출연해 "내가 배신한 것이 아니라 손혜원 의원이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사실을 얘기한 것 뿐이다"며 "손혜원 의원이야말로 부동산 투기의 아이콘이 된 것"이라고 받아 쳤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이 아무리 목적이 좋다 하더라도 정당한 방법으로 가야 된다, 그런데 그 과정이 정당하지 못해 이해 충돌 금지에 해당이 되고 윤리 규정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비판한 뒤 "검찰 수사를 본인도 받겠다고 했고 또 저랑 같이 받자(했으니), 필요하면 저도 불러라"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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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손 의원이 박지원 낙선운동에 앞장서겠다고 한 것 등에 대해) 손 의원하고 싸울 군번도 아니고 싸우고 싶지도 않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날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밝힌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89주차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 대비 0.5%p 내린 49.1%, 부정평가는 0.8%p 오른 45.6%, '모름/무응답'은 0.3%p 감소한 5.3%였다고 전했다.

리얼미터는 이번 조사결과(YTN의뢰· 14~18일 2509명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p·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지난 2주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은 주 후반 손 의원 논란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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