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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아마도' 기성용의 마지막 아시안컵, 우승이란 꽃을 달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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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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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이제 대표팀 은퇴를 결심한 듯한 기성용의 마지막 대회를 '우승'으로 장식할 수 있을까.

한국 축구는 2000년대 후반까지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이름을 알린 박지성과 이영표가 이끌었다. 여기에 공격진엔 박주영이 해결사로 떠올랐고, 혜성처럼 등장한 기성용과 이청용이 유럽까지 진출하며 차세대를 이끌 선수들로 주목 받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첫 원정 16강을 이룬 한국 축구는 이른바 '양박쌍용'의 팀으로 불렸다.

한국 축구의 2010년대는 바야흐로 기성용의 시대였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박지성과 이영표는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박주영이 아스널에서 주전 경쟁에 애를 먹고, 이청용이 부상에 쓰러졌지만 기성용은 자리를 지켰다.

기성용은 2010년대 모든 메이저대회에서 한국의 중원을 책임졌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2014년 브라질 월드컵, 2015년 호주 아시안컵,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한국의 본선 도전에서 기성용이 빠진 경기는 독일과 치른 러시아 월드컵 조별 리그 최종전 뿐이다. 그마저도 부상 때문이었다. 기성용은 어느새 A매치에만 110경기에 출전했다. 한국 축구 전체를 봐도 8위 기록이다.

'한국 축구의 대들보' 기성용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나서는 각오는 남달랐다. 그는 AF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거의 60년 동안 우승하지 못했다. 아시아에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한 기간이 너무 길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 대회에서 무엇인가를 얻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기성용은 이번 대표팀에서도 선수단의 구심점으로 꼽힌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한국 축구의 2010년대를 빛낸 기성용의 무게감은 여전히 크다.

그랬던 기성용이 벤투호를 떠났다. 조별 리그 1차전에서 다친 허벅지에 통증이 계속 있었다. 사실상 경기 출전이 어려웠고 파울루 벤투 감독은 기성용이 영국 현지로 돌아가 재활에 매진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팀을 떠나는 기성용은 은퇴를 시사했다. 자신의 SNS에 올린 이미지에 "신께 감사드린다. 마침내 모든 것이 끝났다"고 했다. 기성용은 이미 러시아 월드컵 이후에도 은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영국과 한국까지 장거리를 오가면서 유지하는 선수 생활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가 사랑했던, 그리고 한국 축구를 사랑했던 기성용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아시안컵이다. 기성용은 다음 2023년 아시안컵엔 한국 나이로 35살이 된다. 선수 생활은 이어 갈 수 있지만 이미 여러 차례 시사한 대로 대표팀에선 은퇴했을 수도 있다.

벤투호는 기성용의 마지막을 우승이란 꽃으로 장식하려 한다.지금의 대표팀 선수단은 기성용에 대해 유난히도 애틋할 터. 이청용을 비롯해 구자철, 김영권, 정우영, 지동원 등 기성용과 함께 대표팀을 이끌었던 동료들. 여기에 기성용의 뒤를 이을 손흥민, 황의조, 이재성, 김민재 등 후배 선수들도 있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황의조는 "우승을 향하는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기)성용이 형을 위해서 우승을 선물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기성용의 이탈이 오히려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힘이 될 수 있을까. 이제 벤투호는 기성용 없이 녹아웃스테이지에 돌입한다. 1경기로 다음 라운드 진출과 탈락이 결정된다. 이 가혹한 경기들에선 강한 정신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성용의 헌신을 기억하는 동료들이 그의 마음까지 안고 59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우선은 22일 바레인과 16강전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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