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 ‘핫 플레이스’ 떠올라
홍대·성수동 등 고급문구점 늘어
중년층 “나만의 작은 문화적 사치”
수첩·노트 직접 디자인해 팔기도
젊은층은 실용성보다 취향 중시
‘상상의 공간’ ‘데이트 코스’로 인기
일본·독일 등 외국 제품도 갖춰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문구점 '포인트 오브 뷰' 매장. 보고 있기만 해도 좋은 예쁜 디자인의 문구들이 많다. 당장 실용성은 없어도 '나만의 작은 문화적 사치'를 누리기에 충분한 제품들이다. 장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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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그렇진 않은 것 같다. 최근 SNS에서 ‘핫 플레이스’로 주목받는 곳 중에는 문구점이 여럿 있다. 홍대 앞 ‘오발’ ‘흑심’ ‘올라이트’, 성수동의 ‘포인트 오브 뷰’ 등이다. 문구 전문점은 아니어도 각종 일상용품을 모아놓은 독특한 편집 숍 한쪽에는 꼭 문구용품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연필 쥐는 법조차 잊어버렸을 것 같은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용품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문구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뭘까.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문구점 '포인트 오브 뷰' 의 김재원 대표. 어려서 꿈이 '문방구 주인'이었다는 문구 덕후다. 장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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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문구 덕후’였다는 김 대표는 문구에 스며든 ‘이야기’도 한 몫 한다고 했다. “어머니가 동네 친구들을 모아 하루에 하나씩 퀴즈를 내고 문제를 맞추면 상으로 ‘선생님 지우개’를 사주셨어요. 과목 별로 선생님의 모습이 각각 다르게 그려진 지우개 시리즈를 모으는 재미에 푹 빠졌던 기억이 지금도 나요.” 어린 시절 학교 앞 문방구를 쉽게 지나치지 못했던 추억이 향수가 되고, 오랜 만에 그 시절의 문구를 만나면 저절로 수많은 이야기가 떠오른다는 것. 실제로 이곳을 찾는 손님들의 연령층은 다양하다. 젊은 커플들이 데이트 장소로 들리기도 하지만, 나이가 있는 중장년층도 찾아와 물건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본다고 했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문구점 '포인트 오브 뷰' 매장. 일본, 독일, 벨기에, 포르투갈, 프랑스, 터키, 인도 등 전 세계에서 찾아낸 문구들을 만날 수 있다. 장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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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매장에선 문진이나 모빌 같은 오브제 종류들도 판매한다. “문구는 단순한 실용 도구가 아니라 창작의 도구이기 때문이죠. 무언가를 쓰다 사색과 상상력이 필요한 순간에 고개를 돌려 예쁜 디자인의 문진·모빌 등의 오브제를 보면 아이디어가 더 잘 떠오를 것 같아서 함께 전시하고 있어요.” 도구를 사용하는 재미를 알게 하고 그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곳. 그래서 김 대표는 현대의 문구점을 “어른들의 놀이터”라고 정의했다.
홍대 앞 문구점 '올라이트' 제품들. 이효은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제품들만 파는데 대표상품이 바로 1/2 YEAR DIARY다. 부담 없이 6개월만 쓰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자는 의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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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 문구점 '올라이트' 제품들. 종이 제품들을 주로 판매하는데 모두 이효은 대표가 직접 그리고 디자인한 제품들이다. 이 대표는 "내가 쓰고 싶은 제품을 만드는 게 컨셉트"라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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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 문구점 '올라이트' 제품들. 이효은 대표가 여행지에서 꼭 필요한 메모들만 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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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 문구점 '올라이트' 제품들. 여행지에서 이효은 대표가 직접 찍은 사진으로 만든 마스킹 테이프들이다. 독특한 감성이 묻어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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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늬은'에서 전시, 판매 중인 일본 빈티지 제품. 1940~50년대 생산된 유리 펜과 잉크다. 장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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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늬은' 공방에서 전시, 판매 중인 문구 제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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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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