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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대내외적으로 불똥튀는 '애플 쇼크'…국내 전자 부품업계, 실적 악화 조짐에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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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중국 상해에 위치한 애플 스토어 전경. 이선율 기자.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 애플의 아이폰 판매 부진 여파가 갈수록 심화하면서, 국내 부품업계도 몸살을 앓고 있다. 아이폰은 한국산 부품 비중이 높아 국내 부품업체들의 상당한 타격이 예상돼 향후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위기는 지난해 내놓은 ‘아이폰XS’ 판매 부진과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중국내 판매가 급감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에 따라 애플은 중국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을 이유로 지난해 말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투자자들에게 발송한 서한에서 2019년 첫 회계 분기 매출 전망치를 당초 890억~930억 달러에서 840억 달러로 4~10%가량 낮췄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생산업체인 폭스콘의 지난해 12월 매출은 2017년 동기 대비 8.3% 하락한 6193억 대만 달러(22조 6292억)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적으로도 아이폰 신규 모델 3종 생산량 10% 감산 추진을 비롯해 신규 채용 감축 계획 등을 검토하는 등 타격의 여파가 드리우고 있다. 최근에는 이미 단종을 선언한 보급형 모델 ‘아이폰SE’ 후속 제품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실적 악화에 국내 업체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내업체들이 애플에 주로 납품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실적 기대치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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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이폰 판매 매장에 진열된 아이폰XS(왼쪽)와 아이폰XR(오른쪽). 이선율 기자.


블룸버그와 국내 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6%), SK하이닉스(13%), LG디스플레이(32%), LG이노텍(55%) 등 국내 업체들의 전체 매출에서 애플 관련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50% 정도다.

지난 8일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어닝쇼크를 겪었다. 전적으로 애플 쇼크 때문은 아니지만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0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15조1500억원)대비 28.7%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을 좌우했던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8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들의 전망치(13조3800억원)를 밑도는 실적의 주된 원인은 D램, 낸드플래시 등 삼성전자의 고공행진을 이끌어왔던 메모리 반도체 수요 침체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24일 2018년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애플에 공급하는 메모리반도체 비중이 높아 실적 하락세가 더 큰 폭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계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3분기에 6조4700억원으로 최대 영업이익을 냈지만 4분기에는 4조 원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에 스마트폰용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의존도가 더 높다. 특히 애플의 지난해 신작 아이폰XS 시리즈의 판매 부진으로 중소형 올레드 공급 물량이 줄면서 실적 기대감이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상반기에 애플에 공급한 올레드 물량이 1500만대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실제로 공급한 물량은 45만대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연간 실적은 지난해 1~2분기 적자를 기록해 흑자달성이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애플의 신제품에 들어가는 올레드 패널을 독점 공급하고 있어 타격이 예상된다.

카메라 모듈이나 LED 패키지 등을 만드는 LG이노텍은 국내 업체 중 애플 의존도가 절반 이상으로 가장 높다. 업계는 4분기 LG이노텍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1097억원으로 전망했다.

국내 부품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업체들이 애플 의존도가 아직까지도 높은 편이지만, 최근 3년간 조금씩 낮춰왔고, 애플 외 수요처 다각화를 진행하는 등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면서 “애플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터닝포인트 기회로 삼아 위기를 극복한다면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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