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통제불능"…트럼프 측근, 저서 '뱀들의 팀' 폭로

전 백악관 공보 직원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 최근 저서에서 백악관을 "통제불능"이라고 묘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클리프 심스 전 백악관 메시지전략담당관이 이달 말 백악관 내 직원들의 배신과 이중성을 묘사한 저서 ‘뱀들의 팀’을 출간한다. 심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부터 자문으로 일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중 한명이었다. 그는 존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과 갈등을 벌이다 지난해 사퇴했다.

2019년 1월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셧다운(연방정부 업무중단)과 관련된 연설을 하기 위해 백악관 외교 리셉션 룸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심스는 저서에서 "나를 포함한 백악관 직원들이 얼마나 통제불능 상태였는지 부인할 수 없다"고 근무 당시 백악관 분위기를 묘사했다.

심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 "워싱턴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좌절을 겪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집무실이 있는 백악관 웨스트 윙이 허물어져간다고 생각해 불안해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 욕실과 식당으로 개조한 작은 서재에 걸린 TV를 구경시켜주는 일을 즐기기도 했다고 심스는 전했다.

심스의 저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부정적으로만 묘사하지는 않았다. 심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사망한 직원의 죽음에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했다.

심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폴 라이언 전 공화당 하원의장과의 지독하게 껄끄러운 관계를 묘사하기도 했다.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 집회에서 유혈 사태가 벌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을 감싸는 발언을 했다. 이에 라이언 전 의장은 "백인 우월주의는 역겹다. 도덕적 모호성은 안 된다"고 트럼프 대통령에 반박했다.

심스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라이언 전 의장에 전화를 걸어 "위스콘신에서 당신의 지지자들이 당신에게 야유를 보냈던 게 기억난다"고 소리쳤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10월 과거 자신의 성희롱 발언이 보도되자 라이언 전 의장이 "구역질이 난다"고 한 것에 대해 "그때부터 당신은 나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당신은 개처럼 죽어갔다"고 비난했다.

백악관은 심스의 저서와 관련한 NYT의 코멘트 요청을 거절했다. 일부 백악관 직원들은 심스의 저서 내용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그들은 심스가 책에서 본인이 참관했다고 한 회의에 실제로는 참석하지 않았거나 그게 아니라면 본인의 소관이 아닌 부서 회의에 참석한 것이라고 했다.

NYT는 "그러나 심스의 책 내용은 다른 백악관 출신의 저자들이 쓴 책 내용처럼 서사와 일화가 트럼프 행정부에 관한 생생한 보고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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