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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아직 배고픈(?) 김수현…집값 2017년 수준 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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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단지 큰폭 하락…17년上 수준 2억원 안팎 근접 20~30% 하락 부작용 커, 완만한 하락세 유지 전망도 [비즈니스워치] 원정희 기자 jhwon@bizwatch.co.kr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아직도 배고픈 듯 하다. 집값이 안정됐다고 판단하면서도 추가 집값 하락이 필요하다는 점을 직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상반기, 집값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직전의 가격대로 회귀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된다. 일부 규제에 민감한 재건축 단지나 큰폭으로 급등했던 단지들은 역시나 큰폭으로 떨어지면서 2017년 상반기 수준과 격차를 더욱 좁히고 있다.

다만 이런 현상이 서울의 상당 수 아파트로 확산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20~30% 상당의 하락은 되레 시장 충격을 키울 수 있다. 한동안 거래절벽이 지속되면서 완만한 하락세를 이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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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민에게 여전히 집값이 높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어제(2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의 안정은 이 자체가 최종적으로 저희가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서민에게 여전히 집값이 소득보다 너무 높다거나 하는 어려움이 있는게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김 실장의 이같은 발언엔 여전히 (서울)집값이 비싸고, 추가적인 하락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그렇다면 김 실장을 포함해 청와대가 기대하는 수준은 어느 수준일까. 일각에서는 2017년 상반기 수준을 언급하기도 한다. 강남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집값이 상승하기 직전이기도 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때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에선 부동산 경기를 띄우기 위해 사실상 '빚내서 집사라'라는 정책을 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집값이 꿈틀대기 시작했고 이는 2017년들어 본격적인 상승세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즈음부터 급격한 상승세로 나타난 것이다. 결국 대출과 세금을 아우르는 초강력 대책인 8.2 대책을 내놨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상승구간에 접어들기 직전인 2017년 상반기 수준을 기대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당시 수준까지 떨어져야 거품이 없는 적정수준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줄곧 이같은 시각을 견지해왔다.

이 연구위원은 "서울 집값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과 소득을 고려하면 연평균 2%는 충분히 오를 여력을 갖고 있고, 지난 2011년부터 13년까지 집값이 빠졌던 것을 고려하면 17년 상반기 정도의 상승률과 가격이 적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부동산 고수에게 듣는다]"거품 빠지기 시작…더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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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년 상반기 수준' 머지 않았다 vs 일부 단지 현상, 완만한 하락

일부 단지에서 집값이 큰폭으로 하락하는 것을 보면 개연성이 없지는 않다. 이미 호가는 최고점에서 4억원 가까이 떨어진 단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라는 이유로 큰폭으로 뛰었던 단지들에서 이 현상은 두드러진다. 지난해 상승분을 반납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이 때문에 17년 상반기 수준 가격과 격차도 좁혀졌다.

잠실 주공아파트 5단지 전용 76.5㎡의 경우 2017년 상반기 최고가는 6월에 거래된 15억3500만원이었다. 물론 6월 이전엔 14억원 안팎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 아파트는 18년 19억원대까지 치솟았다. 9.13대책 등 추가 대책이 잇따르면서 12월엔 17억1000만원으로 떨어졌다. 17년 상반기 최고가와 격차는 1억9500만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대치 은마아파트 전용 76.79㎡ 역시 17년 상반기 12억5500만원이었지만 이후 18년 18억5000만원으로 6억원 가까이 뛰었다. 11월엔 16억원으로 떨어진 이후 현재까지 실거래가 없는 상황이다. 현재 호가는 이보다 더 떨어진 14억6000만원까지 매물이 나와 있다. 17년 상반기와는 2억원 수준으로 격차를 좁혔다.

해당 지역 대장아파트이자 입주 10년이 안된 아파트는 재건축아파트 만큼은 아니지만 수억원씩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반포 래미안퍼스티지(09년 입주) 전용 84.93㎡는 17년 상반기 18억3000만원이었다. 지난해 9월엔 27억원을 찍었다. 1년새 무려 8억7000만원 뛰었다. 이후 실거래는 없다. 다만 호가는 24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마포 래미안푸르지오(14년 입주, 2단지 전용 84.59㎡)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17년 상반기 9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8월 13억7000만원을 찍은 후 현재까지 거래되지 않고 있다. 1단지 기준으로 호가만 12억7000만원으로 내렸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도 엇갈린다. 이광수 연구위원은 "양도세가 부담이라고는 하지만 양도세와 집값 빠지는 것을 비교하면 양도세를 내는게 덜 부담일 수 있는 시기가 온다"고 말했다. 전셋값 하락, 보유세 인상 등으로 집을 갖고 있는 자체가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반면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17년 상반기 수준이면 20~30% 빠진다는 얘기인데 이 경우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는 데다 실제로 일부 규제에 민감한 재건축 단지 등을 제외하고는 완만한 하락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매도자 입장에서 당장에 급하게 가격을 큰폭으로 낮춰 파는 상황까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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