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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중국 "한국, 남 탓만 하다간 미세먼지 줄일 기회 놓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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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서 "중국 공기질 40% 개선됐지만 한국은 그대로" 주장

中 "스모그 감축 목표 달성" 자평 불구 일부 지역 4분기 오염 심해져

연합뉴스

지난 15일 서울 종로 일대 오전(사진 왼쪽)과 오후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중국발 스모그가 한국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반박하면서, 한국이 중국 탓만 하기보다는 스스로 미세먼지 관리에 힘쓰라고 제언했다.

류빙장 중국 생태환경부 대기국 국장은 21일 월례 브리핑에서 "다른 사람이 자기한테 영향을 준다고 맹목적으로 탓하기만 하다가는 미세먼지를 줄일 절호의 기회를 놓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 환경부가 지난달 "서울의 미세먼지는 주로 서울에서 배출된 것"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한국에서 미세먼지가 심해진 데는 중국의 영향이 크다'는 한국의 언론 보도와 여론을 연속으로 지적한 것이다.

신경보에 따르면 류 국장은 이날 특정한 기상 조건에서 두 나라 사이의 상호 대기 이동이 존재한다면서 이 전제하에서 2가지 문제를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째는 이동량이 얼마나 많은지이고, 둘째로는 현재 중국의 공기 질이 40% 이상 개선됐으나 한국의 공기 질은 그대로이거나 심지어 조금 나빠졌다는 것이라고 류 국장은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다른 조건이 그대로라면 우리(대기)가 40% 이상 개선됐다면 한국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중앙정부가 대대적인 대기오염 감소 조치를 내놓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오염물질이 40% 이상 줄었다는 성과를 내세우고 있다.

류 국장은 또 한국 대학교수가 쓴 글을 봤다면서 한국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만약 남의 영향을 맹목적으로 탓하기만 하면 미세먼지를 줄일 절호의 기회를 놓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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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한반도 뒤덮은 초미세먼지'
(서울=연합뉴스) 고농도 미세먼지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지난 14일 세계 기상 정보를 시각화하여 나타내는 비주얼 맵인 어스널스쿨로 확인한 이날 오후 8시 한반도의 초미세먼지 대기상황. 중국과 한반도 부분은 초미세먼지로 붉게 표시된 반면 동해와 일본쪽 대기는 깨끗하게 표시되고 있다. [어스널스쿨 홈페이지 캡처] photo@yna.co.kr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류여우빈 생태환경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서울의 미세먼지는 주로 서울에서 배출된 것"이라고 주장해 한국 네티즌들의 반발을 초래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중국 공기 질이 대폭 개선됐지만 한국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다소 높아졌다는 등의 근거를 들었다.

하지만 이는 자료를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한 것이라는 것이 한국 측의 시각이다.

한중 양국이 22∼24일 사흘간 서울에서 여는 한중 환경협력 회의 및 현장참관 일정을 하루 앞두고 중국은 한국과 다른 견해를 재차 노출했다.

양국은 이번 회의에서 대기오염 문제에 대한 공동 연구와 정책 등 협력 방안과 한중환경협력센터 운영 방안 등을 논의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대기오염을 포함한 오염 감축 목표를 달성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이런 자체 평가를 바탕으로 한국의 대기오염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리간제 중국 생태환경부장(장관)은 지난 19일 끝난 회의에서 "2018년의 모든 목표를 13차 5개년 계획의 일정에 따라 달성했다"고 말했다.

338개 주요 도시의 공기 질은 지속해서 개선돼 우수나 양호를 기록한 날이 전체의 79.3%로 전년보다 1.3% 포인트 높아졌다.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성) 등 중국에서 오염이 심한 3개 지역에서 지난해 초미세먼지(PM -2.5)의 농도는 전년보다 10% 넘게 내려갔다.

생태환경부에 따르면 이 가운데 징진지와 그 주변을 포함한 28개 도시의 2018년 초미세먼지 농도는 60㎍/㎥로 11.8% 낮아졌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는 73㎍/㎥로 2.8% 높아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를 10㎍/㎥ 이내로 권장한다.

리 부장은 토양 오염 대책과 관련해서는 중국은 고체 쓰레기 수입을 1년 전보다 46.5% 줄였다고 설명했다. 또 수질 오염 줄이기에도 큰 성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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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 베이징에서 노동자들이 발전소 옆으로 걸어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에서 대기오염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추세지만 일부 지역은 공기 질 악화 때문에 경계령을 내렸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서북부 산시(陝西)성 생태환경청은 대기오염 문제 때문에 관리 95명을 직무유기로 문책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산시성의 10개 현·구의 대기오염 전담 감독관이 대상이다.

산시성은 스모그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산시성의 여러 도시가 중국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도시에 들어간다.

최근 베이징 인근의 허베이성도 대기오염방지대책반이 공기가 심각하게 나빠진 10개 현·구 당 위원회의 책임자를 공개적인 '웨탄'(約談) 형식으로 불러 공기질 관리 강화를 요구했다.

웨탄은 중국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기관을 불러 공개적으로 질타하는 것으로 '군기 잡기' 성격이 강하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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