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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올해 삼성전자 어렵다는데…외국인 사고 기관은 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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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가 2019년 들어 순항하고 있다. 올해 반도체 업황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큰손’ 외국인이 이 회사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기관은 삼성전자 비중을 조절하며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주요 투자주체의 상반된 움직임에 소액주주들은 전략 수립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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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직원이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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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연초부터 삼성전자 쇼핑

지난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는 전거래일보다 0.83%(350원) 오른 4만2300원에 장을 마치며 나흘 연속 상승 마감했다. 이 회사가 종가 기준 4만2000원대를 회복한 건 지난해 12월 4일(4만2150원) 이후 30거래일 만이다. 삼성전자 주식을 606억원 이상 사들인 외국인이 이날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삼성전자 주주들은 고난의 2018년을 보냈다. 반도체 업황이 고점을 찍고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는 주장에 힘을 실리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를 3만8700원에 마감했는데, 이는 액면분할 후 거래 재개 시초가인 5만3000원(2018년 5월 4일)보다 27% 추락한 수치다. 1년간 5조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이 주가 하락에 앞장섰다.

외국인의 태도는 올해 들어 180도 달라졌다. 이달 2~18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7458억원어치 사들였다. 삼성전자가 8일 ‘어닝쇼크’ 수준의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외국인은 다음날인 9일부터 18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한국 반도체 업종의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매력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이 돌아오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그룹주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46%(1월 17일 기준)로 집계됐다. 최근 1년 수익률이 -8.35%로 부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개선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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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은 처분…혼란스러운 개미

연초부터 삼성전자로 몰리는 외국인과 달리 기관투자자들은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비중 조절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들어 기관은 삼성전자 주식을 2476억원 순매도했다. 3743억원어치를 판 증권사(금융투자)가 기관 순매도를 이끌고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기관은 실적 하향조정과 D램 가격 하락 등에 더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반도체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해 "반도체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올해 D램 가격이 30%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D램 고정 거래가(기업간 대량 거래가)는 지난해 9월 개당 8달러를 웃돌았으나 현재는 7달러대로 하락한 상태다.

외국인의 ‘사자’와 기관의 ‘팔자’ 사이에서 판단력이 흐려진 개인은 일단 차익실현(5248억원 순매도)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소액주주인 회사원 최모씨는 "올해 반도체 업황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아 매도하려고 했는데, 외국인이 계속 사모으는 걸 보니 더 버텨야 하나 고민된다"고 말했다.

증권사 전망도 엇갈린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008560)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분기별 영업이익이 1분기 9조4000억원에서 4분기 7조6000억원으로 계속 낮아질 것"이라며 "2020년 반등 가능성도 제한적"이라고 했다. 반면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1분기를 저점으로 개선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준범 기자(bb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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