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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조선 빅3 ‘물 들어온다’…연초부터 '수주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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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원유운반선 6척 수주

올들어 6200억원 물량 확보

현대重그룹도 새해 ‘마수걸이’

삼성중공업, 목표 실적 상향

이데일리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내 조선사들이 연초부터 수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조선업황이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수주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이 새해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며 조선업 부활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그룹은 영업개시를 알렸고, 삼성중공업도 올해 수주 실적을 상향 조정했다.

새해 첫 달 절반이 지난 현재 가장 많은 일감을 확보한 조선사는 대우조선해양이다. 이 회사는 지난 14일과 18일 오세아니아 선주와 오만 국영해운회사 OSC로부터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수주계약 2건을 연이어 체결했다. 각각 4척과 2척을 수주해 올들어 VLCC 6척, 5억 5000만 달러(약 6168억원) 상당의 물량을 확보했다. 이는 지난해 VLCC 수주량(16척)의 40%에 육박하는 수치로 새해에 들어선지 보름여만에 이룬 성과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VLCC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함께 한국 조선업계 기술 경쟁력을 보여주는 선종”이라며 “올해도 LNG운반선과 VLCC 수주에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일부 계약에선 추가 옵션물량도 포함돼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에서도 새해 마수걸이 소식이 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유럽지역 선사로부터 1550억원 규모의 15만8000톤(t)급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길이 274m, 폭 48m의 이 선박은 영암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돼 2020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새해부터 선주들의 발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조선 시황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만큼 올해 수주목표 달성을 위해 수주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업 시작 소식과 더불어 국내 조선사들이 줄줄이 목표치 상향을 선언하고 나섰다. 조선 빅3 중 지난해 전체 수주액이 가장 높은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도 적잖게 끌어올렸다. 지난해 대비 21% 높인 159억달러(약 17조8207억원)를 목표로 잡았다.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목표 수치로 지난해부터 회복세로 돌아선 전 세계 선박 발주·수주 현황을 반영한 계산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수주 목표액을 80억달러(약 8조9688억원) 안팎으로 상향 결정했다. 지난해 수주 목표보다 약 10% 늘린 숫자다. 삼성중공업은 아직 수주 물량이 없다. 하지만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수주액 목표를 지난해보다 높은 78억달러(약 8조7445억원)로 정했다. 전 세계 선박 발주 물량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어서다.

최근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가 는 데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새로운 환경 규제의 영향이 크다. 오염 배출이 많은 노후 선박을 폐기하도록 하고 있어 친환경 선박 주문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체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 기술에서 한국이 중국·일본에 비해 앞서 있고,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도 작년보다 20%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은 올해 글로벌 발주량을 지난해 2859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보다 20% 이상 상승한 3440만CGT로 전망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 선박 수주량 기준 중국을 제치고 7년만에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한 만큼 이 같은 상승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최대 호황이던 2010년대 초반 수주액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어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 등의 변수가 있고, 해양플랜트 수주는 아직 어렵다”며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로 수주를 늘리고 흑자를 달성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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