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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병특 비난 마음 아파… 선동열 감독님께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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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 AG선발 논란에 입 열어

"국가대표는 늘 꿈꾸던 것, 탈락하면 현역 가려했는데… 다음엔 더 잘해서 대표팀 승선"

조선일보

작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병역 특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오지환은 “프로에 들어온 후 늘 국가대표를 꿈꿨다”며 “꿈을 위해 노력해보고 안 되면 현역 입대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LG트윈스


"팬들 입장에선 제가 군대 기피했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죠. 당연히…. 나로 인해 논란이 됐고, 나만 욕먹으면 되는데 선동열 감독까지 물러나게 돼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에요."

LG 오지환(29)에게 2018년은 영광과 비난이 교차한 해였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로 금메달을 걸었고,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동시에 '경찰이나 상무팀에 들어가 복무할 기회를 외면했다' '대표가 되기엔 기량이 모자랐다' 등의 비난을 받았다. 20일 호주 자율훈련을 떠난 오지환을 최근 구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꿈을 위해 위험 감수"

오지환은 경기고 3학년이었던 2008년 8월 세계청소년선수권(캐나다 에드먼턴)에 처음 국가대표로 출전, 4번 타자로 우승에 힘을 보태면서 대회 올스타(지명타자 부문)로 뽑혔다. 귀국 후엔 한국 야구가 베이징올림픽 전승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TV로 봤다.

"2009년 프로 입단해서부터 늘 성인 대표를 꿈꿨어요. 그런데 프로에 오니 실력이 월등한 선배들이 많았어요. 26세 때부터 군대 가려고 했습니다."

그는 2016년 가을 경찰청 야구단에 지원했다가 문신 때문에 탈락했다. 2017년 가을은 만 27세였던 그가 경찰이나 상무에 지원할 마지막 기회였다. 오지환은 "솔직히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더 욕심이 났다"며 "구단은 안전한 길(입대)을 조언했지만, '꿈을 위해서 해보고 안 되면 현역 입대하겠다'며 모험을 선택했다"고 했다.

오지환은 군 미필인 데다 나이 때문에 병무청 국외 여행 허가서를 받지 못해 2018 해외 전지훈련에 불참했다. 그 여파로 시범경기 출전도 늦었다. '무조건 잘해서 대표팀에 승선하겠다'는 각오로 맞이한 정규시즌에서 오지환은 대표선수 최종 명단 발표 전까지 3할 타율을 기록했다. 타격 성적만 따지면 유격수로 리그 2위였다. 그러나 그는 아시안게임 3경기에 교체 멤버로만 나와 2타수1안타(1볼넷 1삼진)에 그쳤다.

"자카르타에서 심한 몸살을 앓은 데다 장염 증세까지 겹쳤어요. 예민한 상태여서 그랬는지…. 열이 42도까지 올라 병원에 갔는데도 금지 약물 성분이 있을지도 몰라 약도 못 먹고 링거만 네 번 맞았죠. 그렇게 아파 본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국가대표 또 하고 싶다"

오지환을 향한 날 선 '여론'은 아시안게임이 끝나서도 여전했다. 그는 "난 괜찮은데, 부모님이 충격을 받으셨다. 아들 걱정을 많이 하셨다. 그게 가장 마음 아프고 미안했다"고 했다.

LG에서만 11년 차를 맞는 오지환은 올해 연봉 4억원을 받는다. 2017년 3억5000만원에서 2018년 2억9000만원으로 깎였다가 이번에 올랐다. 전 경기 출장 등 팀 기여도에서 인정을 받았다. 오지환은 "올해는 수비를 보완하고, 홈런이나 타점을 늘리고 싶다. 도루도 많이 시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더 잘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든다고 했다.

올해 11월엔 WBSC(국제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내년 7월엔 도쿄올림픽이 열린다. 오지환에게 국가대표를 다시 하고 싶은지 물어봤다.

"작년 아시안게임 땐 쫄보처럼 위축되고, 눈치가 보이기도 했지만, 대표선수라는 게 정말 좋았어요. 더 해보고 싶습니다. 실력으로, 떳떳하게 국민에게 기쁨 드리고 싶습니다."





[성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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