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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사설] 반성 없는 손혜원 회견, 신속한 검찰수사로 진상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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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하고 모든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인 그는 “문체위도 공정한 수사를 위해 떠나 있겠다”고 했다. 검찰 조사를 통해 의혹 가운데 하나라도 사실로 확인된다면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그가 온갖 의혹 제기를 ‘음모론’이라고 일축하며 해명에 안간힘을 쓰지만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반성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다.

기자회견은 일방적이었다. 손 의원은 의혹 보도를 최초로 한 SBS에 대해 “저 한 사람을 죽이려 하는데, 그 이유를 도대체 알 수 없다”며 “그래서 SBS를 고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언론사의 후속 보도마저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고소하겠다는 오만을 드러냈다. 손 의원이 해당 지역 문화재 등록 전후에 지역 부동산을 친인척·지인 명의로 사들이게 하거나, 자신이 세운 재단 명의로 사들인 일은 이해충돌 방지 규정과 배치된다. 문화재 보존을 위해서라면 국회의원으로서 공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게 정상이다. 공직자로서 처신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 손 의원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오죽하면 그를 지지했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마저 “22곳 300평 나전칠기박물관 운운은 도저히 납득이 가질 않는다. 저도 속고 모두가 속았다”고 했겠는가.

여당인 민주당의 행태는 가관이다. 시시비비를 가릴 생각은 하지 않고 손 의원 감싸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손 의원 회견 동안 옆을 지켜 그에 대한 당의 지지를 표시했다. 민주당 최고위는 지난 17일 투기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손 의원의 해명을 믿고, 당 차원의 조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러니 여당이 민심과 동떨어지고, 오만해졌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 아닌가. 손 의원이 탈당했다고 민주당의 책임이 덜어지는 건 아니다.

손 의원은 목포 부동산 매입이 투기가 아니라는 데 “목숨을 걸겠다”며 버티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과 정황만으로도 불법을 의심할 만한 부분이 수두룩하다. 여당이 자기 편이라고 어물쩍 넘어가려 하다가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국회는 당장 관련 상임위를 열어 진상 조사에 나서야 한다. 검찰도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해 의혹의 진위를 명명백백하게 가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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