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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기름도둑 때문에 … 멕시코 송유관 폭발 73명 사망 대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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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기름 얻으려 주민들 몰려 74명은 부상… 검찰 수사 착수 / 실종 등 포함땐 사상자 더 늘 듯

멕시코 중부의 한 송유관에서 폭발과 함께 큰 불이 나 최소 73명이 숨졌다. 이 화재로 부상자도 74명 이상 발생했는데, 이 중에는 18세 이하 미성년자도 8명 포함됐다고 미국 CNN방송이 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오후 멕시코시티에서 북쪽으로 85㎞ 떨어진 이달고 주(州) 틀라우엘린판에서 폭발이 일어나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기름을 훔치기 위해 누군가가 국영 석유기업 페멕스 소유 송유관에 구멍을 뚫었고, 주민 수백 명이 공짜 기름을 챙기려 양동이 등을 들고 몰려들었다가 화를 입었다. 2010년 12월 비슷한 사고로 어린이를 포함한 29명이 숨진 이후 최악의 참사다.

세계일보

19일(현지시간) 멕시코 중부 이달고주 틀라우엘릴판에서 일어난 송유관 폭발사고로 엄청난 화염이 발생해 희생자들의 시신을 뒤덮고 있다. 이번 사고는 전날 기름 도둑들이 석유를 훔쳐가려고 구멍을 뚫어놓은 송유관에서 일어나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 등이 보도했다.틀라우엘릴판(멕시코)=AFP·AP연합뉴스


멕시코 당국은 아직 정확한 발화 원인을 공개하지 않았다. 알레한드로 게르츠 마네로 멕시코 검찰총장은 “수사가 이제 막 시작됐지만, 송유관 주변에 모인 사람들 옷에서 발생한 정전기가 폭발을 일으켰을 가능성에 심증을 두고 있다”며 “일부 사람들이 전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합성 섬유 재질의 옷을 입고 있었다”고 말했다.

부상자들은 여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상자가 많고 실종자 숫자도 명확하지 않아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멕시코에서는 송유관을 뚫고 기름을 훔쳐가는 일이 빈번히 일어난다. 페멕스 측은 2017년 일평균 28건(총 6873건)이던 ‘기름 도둑’ 적발 건수가 지난해 10월까지 42건(총 1만2581건)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정부 추산 피해액은 30억달러(약 3조3000억원)에 달한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하면서도 “기름 절도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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