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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일본 “초계기 경보음 조만간 공개”… 한국 “부정확 정보로 갈등 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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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레이더 조사받은 당시 경보음인지 어떻게 확인하나”
한국일보

국방부가 4일 한일 간 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일본 측 초계기가 위협비행을 했다는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조난 선박 구조작전 중인 광개토대왕함 상공에 저고도로 진입한 일본 초계기 모습(노란 원)이 보인다. 국방부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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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초계기 갈등’과 관련해 양국이 해외에서 대면협의까지 벌였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일본 측은 언론을 통해 초계기 경보음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시사했지만, 우리 측은 사태 파악의 본질적인 자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국방부는 20일 “일본 정부가 초계기 경고음을 공개한다면 이전처럼 사실을 왜곡하거나 양국 간 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라며 “부정확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NHK 등 일본 언론이 한국 광개토대왕함이 사격통제레이더(STIR)를 조사(照射ㆍ겨냥해 쏨)했다고 주장하며 당시 일 해상자위대 초계기(P-1)가 레이더를 탐지했을 때 나는 경보음을 이르면 다음주 공개하겠다는 방위성 방침을 전날 보도한 데 대한 공식 입장이다. 하와이를 방문하고 있는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이 귀국하는 20일 이후 공개 여부가 확정될 것이라고 한다.

일본이 공개하겠다는 것은 초계기에 장착된 레이더 경보 수신기(RWR)에 녹음된 경보음이다. RWR은 레이더 전자파를 음파로 전환하는 장치로, 항공기가 조사됐을 때 조종사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일본 측이 지금까지 공개한 동영상에는 경보음이 들리지 않는다. 따라서 뒤늦게 일본 측이 공개한다는 경보음이 광개토대왕함의 STIR 때문인지 확실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국방부도 “일본이 공개한다는 경고음이 우리 군함의 STIR로부터 조사받았다는 시점의 경고음인지가 확인되어야 한다”며 “부정확한 경고음을 공개해 위협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군 전문가는 “경보음만으로는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며 “일시, 방위, 주파수 특성 등 초계기가 탐지했다는 정보가 종합적으로 분석돼야 검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일본 측이 (초계기가) 인도적 구조활동을 진행 중인 광개토대왕함에 대해 지속적인 저공 위협비행을 한 이유와 레이더 조사를 받았다고 하면 즉시 회피기동을 하지 않고 여유 있게 비행한 이유까지 밝히라는 입장이다.

앞서 일본은 지난달 20일 동해상에서 우리 군함이 일본 초계기를 향해 STIR를 조사했다고 주장했고, 한국은 초계기가 군함을 상대로 저공으로 위협 비행을 했다고 맞섰다. 양국은 싱가포르에서 실무급 대면협의까지 열었지만 갈등 진정은커녕 서로 상대방 무관을 잇달아 초치(招致ㆍ외교 갈등 발생 시 상대국 외교관을 부르는 것)하는 등 외려 골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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