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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수용자에게 맞고 코뼈 부러져" 몸도 마음도 멍든 교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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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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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동료 교도관이 갑자기 뛰쳐나온 수용자에게 맞아 코뼈가 부러졌습니다. 교대 인원이 부족한 교정기관의 사정 때문에 동료는 수술이 끝나고 바로 근무에 들어왔습니다"

"또 다른 동료는 수용자에게 보호 장비를 채우다 팔을 물려 병원에 갔습니다. 저는 수용자가 뿌린 똥을 맞기도 했고요… 수많은 교도관의 몸과 마음이 이렇게 병들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저는 대한민국 교도관입니다'라는 청원글의 일부이다. 청원자는 교도관으로서 겪었던 고충을 토로하며 이들의 노고를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교도관이 특수한 환경에서 근무하며 일부 수용자로부터 부당한 위협이나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것은 자료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법무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총 8459건의 교정사고가 발생했다.

이중 재소자가 교도관을 때린 폭행건은 633건이 있었다. 작년 한 해 동안 재소자에게 폭행을 당한 교도관은 80명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로 모 구치소에서 2년째 근무 중인 A교도관은 "드라마 처럼 교도관이 재소자를 때리거나 욕하는 것은 실제로 상상할 수 없다"며 "일부 재소자는 교도관을 조롱하고 괴롭히기까지 한다. 그런데도 수용자에게 한 번이라도 사고가 나면 모든 책임은 일선 직원이 다 물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재소자의 인권을 보장하기에 앞서 교도관의 인권도 보장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교도관은 많이 쉬어도 8일에 하루 정도 쉰다. 한 달에 두 번 쉬면 잘 쉬었다고 얘기할 정도다. 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일을 하는데도 스스로가 초라하다고 느낀 적이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파이낸셜뉴스

[사진=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실]


■ 교도관 4명 중 1명은 정신질환…"직무환경 개선돼야"

교도관이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교정공무원의 4명 중 1명은 정실질환을 겪고 있다는 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법무부가 교정공무원 3005명을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 실태분석에서 730명(24.3%)이 정신건강 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증상(중복응답)에 따라 무능력감을 호소한 교정공무원이 330명(전체의 11.1%)으로 가장 많았고, 우울감(310명) 불안감(261명) 외상증후군(187명)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금태섭 의원은 "교도관의 신변보호와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교정공무원 증원, 후생복지 개선 및 수용규율 확립 등 교정공무원의 직무환경 개선과 사기진작을 위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법무부 교정본부 측은 "교정공무원은 수용자의 자살, 폭행, 도주 등 교정 사고의 위험에 항상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긴장감 속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이러한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과 계약을 체결하고 심리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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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affle@fnnews.com 윤홍집 윤아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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