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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왜 사탄을 착해보이게 해!"…사탄 동상에 가톨릭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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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세고비아 사탄 동상 논란

찬반 주장 서로 팽팽히 맞서

뉴스1

스페인 세고비아에서 찬반 격론을 불러온 친근한 모습의 사탄 동상 <CNN 웹사이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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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스페인 세고비아에 '성격 좋아 보이는' 모습의 사탄 동상이 세워질 예정이다. 이에 가톨릭 신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CNN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드리드의 북서쪽 도시인 세고비아는 관광객들을 더 끌어들일 목적으로 착해 보이는 뿔달린 사탄이 휴대폰을 손에 쥐고 셀카를 찍는 모습의 동상을 세울 계획이었다.

하지만 가톨릭 신자들은 동상이 종교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예술에서 사탄은 우호적이고 유혹적이 아니라 혐오스럽고 비열해 보이게 묘사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청원서를 냈다. 5500명이 서명한 이 청원은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또다른 소송이 제기됐다.

시 의회는 이 사탄 상이 유명한 로마 시대 수로인 세고비아 수로로부터 200미터 떨어져 세워질 예정이라 이 수로에 얽힌 전설인 악마가 하룻밤에 수로를 건설했다는 이야기가 맞다고 증명해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상의 건립을 찬성하는 입장도 팽팽하다. 설치를 지지하는 청원에도 2100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이 동상은 세고비아 수로의 전설의 일부로, 이는 전설의 캐릭터일 뿐이기 때문에 도덕이나 종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동상을 만든 작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벨라는 "이는 내게 슬픈 논쟁"이라면서 "세고비아의 주민 대부분은 친절하고 조용한 사람들이다. 나는 일부 편협하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이들이 이 도시의 이미지를 왜곡할 수 있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작품이 영국 예술가인 헨리 무어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사탄을 일부러 웃음짓는 성격 좋아보이는 모습으로 그렸다"면서 작가는 "이 동상은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하려는 게 아니라 그 반대로 사람들이 웃을 수 있게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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