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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롯데 레전드 박정태 만취해 버스 기사와 시비…핸들 꺾기도(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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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차량 빼달라 경적 울리자 버스 올라타 소동…음주운전 혐의도

박정태 "술 마셔 운전 못 한다 했지만 계속 요구…물의 일으켜 죄송"

연합뉴스

박정태 버스 블랙박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오수희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스타 선수 출신 박정태(50) 씨가 만취 상태에서 버스 기사와 시비를 벌이다 버스에 올라타 차량 운행을 방해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특정 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운전자 폭행)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박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부산경찰청 제공]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이날 오전 0시 35분께 부산 금정구 청룡동 범어사 사거리 인근 편의점 앞 편도 2차로 중 1차로에 차를 세워두고 대리운전기사를 불렀다.

그 사이 이곳을 지나던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길가에 세워 둔 박씨 차량이 운행에 방해가 된다며 경음기를 수초간 울리고 차량 옮겨달라고 요구했다.

박씨가 차를 주차한 도로는 편도 2차로지만 중앙선 안전지대 때문에 폭이 좁아지는 구조였다.

이동 주차 문제로 시내버스 기사와 말다툼을 벌이게 된 박씨는 결국 술 취한 상태로 자신의 차량을 10∼20m가량 직접 운전해 다른 곳에 주차했다.

주차 뒤에도 둘 사이 언쟁은 계속되다가 박씨가 시내버스 열린 문으로 올라타자 버스 기사는 출입문을 닫고 출발했다.

운전석 옆에서 박씨는 폭언을 하고 큰 몸동작과 함께 버스 기사가 잡은 운전대를 인도 방향으로 틀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때문에 버스가 순간적으로 휘청거린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박씨가 차를 세워둔 도로(빨간색 원)
[부산경찰청 제공]



박씨가 버스 기사와 승강이를 벌이는 동안 버스는 600m가량 달렸고, 승객 4∼5명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보다 못한 승객 1명은 직접 나서 박씨를 운전기사와 떼놓기도 했다.

승객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박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면서 상황은 끝났다.

경찰이 측정한 박씨 혈중알코올농도 0.131%로 운전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애초 버스 기사에게 술을 마셔 운전을 못 한다고 말했지만, 기사가 못 들었을 수는 있다"며 "순간적으로 흥분해 잘못한 부분이 있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그러나 운전을 방해할 목적으로 버스 운전대를 틀지는 않았고 다만 버스 출입문 개폐장치를 찾기 위해 손을 뻗는 과정에서 운전대에 손이 닿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박씨와 버스 기사 말이 엇갈리는 부분이 많다"며 "정확한 경위는 현재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와 버스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보해 당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일단 박씨를 귀가시킨 경찰은 추가 조사를 벌여 신병처리와 처벌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씨는 1991년부터 2004년까지 롯데 자이언츠 주전 2루수로 활약했다.

현역 시절 특유의 승부 근성으로 '악바리', '탱크'라는 별명을 얻으며 야구팬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과 타격코치 등을 지냈다. 2015년부터는 비교적 가벼운 범죄를 저질러 법원에서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들로 '레인보우 야구단'을 꾸려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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