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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WSJ “므누신, 대중 관세 철회 검토”…美 재무부, 즉각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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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가 중국과의 협상 진전을 위해 대(對)중 무역관세 일부나 전부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대중 온건파인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최근 무역 협상과 관련한 내부 전략회의에서 중국에 부과한 관세 일부 또는 전부를 철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국과의 협상을 진전시키고 미국의 요구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것이다. 다만 아직 이 방안이 트럼프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난해 7~8월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9월에도 2000억달러어치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매겼다. 이에 중국이 맞관세로 보복하며 양국 간 무역 갈등은 심화됐다.

조선일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 진전을 위해 대중 관세 일부 철회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DB


그러나 최근 양국은 분쟁 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1일 아르헨티나에서 만나 무역전쟁 ‘90일 휴전’에 합의했다. 이에 관한 후속 조치로 지난 7~9일 중국 베이징에서 미·중 차관급 대표단의 무역 협상이 열렸다.

그러나 협상 종료 후 양측 협상단이 구체적인 타협안을 내놓지 않으며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달 말에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후속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므누신 장관은 류 부총리와의 협상에서 ‘관세 철회’ 카드를 내밀어 양보를 이끌어내자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중 강경파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므누신 장관의 제안에 반대하고 있다. 중국과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대중 관세 철회가 미국의 위신을 깎아내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다만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90일 간의 휴전이 끝나는 3월 1일까지 중국과의 협상에서 미국에 유리한 조건의 타협이 성사될 경우, 대중 관세 일부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정책에 관해 므누신 장관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편을 자주 들었지만, 이제는 중국과의 타협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라이트하이저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보도 이후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등 미·중 무역 분쟁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미 재무부는 즉각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므누신 장관이나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과의 협상 관련, 관세나 다른 부분에 대해 어떤 제안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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