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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상품권이요? 안 받았는데요"…전통시장 지원금 줄줄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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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통시장에서 손님 모으기 위해 하는 여러 이벤트 사업에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돈이 있습니다. 이런 전통시장 지원금은 규모도 상당한데, 관리가 너무 부실합니다.

현장리포트 '거침없이 간다', 강민우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각종 이벤트가 벌어집니다.

경품이나 전통시장용 상품권을 주는 등의 방식입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돈은 정부나 각급 지자체가 지원해줍니다.

지난해 10월, 강동구의 한 시장도 구청 지원금을 받아 이른바 '페이백'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2만 원어치 이상 구매 영수증을 제시하면 이름과 연락처를 적은 뒤 상품권을 주는 방식입니다.

이 위치가 당시 온누리 상품권을 수령 해가던 곳입니다. 여기를 비추는 CCTV를 통해 당시 상황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시장에서 물건을 산 사람들이 직접 와서 받아갑니다. 잠시 뒤, 상품권을 받으러 온 사람도 없는데 혼자서 무언가를 계속 써내려갑니다. 뭘 쓰고 있는 걸까?

SBS가 입수한 당시 행사의 온누리상품권 지급 대상 목록입니다. 총 270명에게 상품권을 지급했다고 나와 있는데, 이 명단, 정말 맞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목록에 적힌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상당수가 결번인가 하면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

엉뚱한 사람이 받기도 합니다.

[(OOO님 핸드폰 맞나요?) 네? 아닌데요. (상품권 받으신 적 없으신가요?) 아닌데요. 그런 적 없어요.]

[여기 부산입니다. 부산이요, 부산. 서울 아니에요.]

[아니에요. 청주예요. 충북 청주.]

명단 상당수가 허위로 작성됐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보조금을 지원한 구청은 제대로 관리를 하는 걸까? 관할 감동구청을 찾아갔습니다.

제대로 운용 중이라고 자신하다,

[강동구청 관계자 : 저희가 지금 보조금 같은 경우는 그때 상황마다 다 정산들을 하고 다 그렇게 해요.]

상품권 문제를 지적하자 당황합니다.

[강동구청 관계자 : 왜 그런 건데요? 상품권이 왜 문제가 됐나요? 정확하게 어떤 건지에 대해서 저희도 파악을 해야 되고. 제가 그러면 전화를 다시 드릴게요.}

강동구청은 2주 가까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오늘에서야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필요하다면 경찰 고발 등 가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사례가 한 전통시장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겁니다.

명단을 엉터리로 내더라도 현재로선 사실상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시 소상공인지원과 관계자 : 보조금에 대한 걸 투명성 확보하는 게 되게 힘듭니다. 아무리 정산이나 관리 감독을 한다고 하더라도 시장 상인들이 마음 자체가 바로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선 그걸 통제하기 힘든.]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겠다며 나온 각종 지원금, 관리 부처의 허술한 관리 속에 그 취지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채철호,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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