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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서울 아파트값 10주째 하락…매매 얼고 전세대출 크게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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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보다 0.09% 내려

“급매물 나와도 관망세 보여”

9·13 효과·아파트 물량 증가

‘더 떨어질까’ 기대심리 반영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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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하락세가 10주째 이어지고 있다.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전세자금대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지금 당장 주택을 구입하기보다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지기를 기대하며 전세로 머무는 대기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집값이 급등할 때는 ‘지금 아니면 집을 살 수 없다’며 달라붙었던 추격 매수와는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09% 하락했다. 지난해 11월12일(-0.01%) 이후 10주 연속 하락세다. 대출 규제와 금리 추가 인상, 공시가격 인상 움직임 등이 맞물리면서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하락폭은 전주(-0.10)보다 소폭 줄었다.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내린 곳은 강남구와 양천구로 각각 0.21% 떨어졌다. 이어 강동구(-0.16%), 송파구(-0.15%), 동대문구(-0.11%) 등의 낙폭이 컸다.

금천구가 25개 자치구 중에서 유일하게 0.01% 상승으로 전환했으며, 종로·구로구는 하락세에서 보합으로 돌아섰다.

이동환 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매수자들이 대다수 급매물 출현에도 관망세를 보이거나 일부 매도자는 매수문의가 있을 경우 가격 조정 의사를 보여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각종 하방 요인으로 관망세와 급매물 위주의 간헐적 거래로 보합과 하락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마이너스 0.05%를 기록했다. 특히 광명시는 마이너스 0.24%로 전주(-0.12%)보다 낙폭이 2배 커졌다. 광명·하안동 일대의 재건축·재개발 투자 수요가 주춤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지방도 마이너스 0.08%로 지난주 수준을 유지했다. 세종 아파트값이 하락세에서 보합으로 전환했으나 5대 광역시에서는 하락폭이 더 커졌다. 이에 따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마이너스 0.07%를 나타냈다.

주택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지난해 4분기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은 크게 늘었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주요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은 모두 62조9711억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인 9월 말 57조9577억원에 비해 5조134억원 늘어난 규모다. 전 분기 대비 전세자금대출이 5조원 이상 늘어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9·13 부동산대책에 따른 강력한 대출 규제로 매매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전세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신규 입주물량의 증가 등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9·13 대책의 가계대출 규제 핵심은 집이 한 채라도 있으면 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대책 발표 이후 대출이 막혀 매매시장은 얼어붙은 반면 전·월세 거래량은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말 시행된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를 앞두고 미리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려는 실수요자들도 많았다.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물량이 늘어난 것도 전세자금대출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 9월 1만7000호에서 10월 1만8000호, 11월 2만2000호, 12월 2만9000호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1만1000호로, 전년 같은 기간 9000호에 비해 크게 늘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9·13 대책 이후 주택 매매 수요가 전세로 이동하면서 전세자금대출도 크게 늘어났다”며 “신규 입주 아파트의 전세 물량 증가 등도 전세 수요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성희·안광호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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