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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트럼프 만나면 무슨 말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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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 우승’ 보스턴 코라 감독, 내달 16일 백악관 방문

푸에르토리코 허리케인 때

트위터 발언 비판으로 화제

“고향 400만명 대표할 것”

경향신문

알렉스 코라 감독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미국에서 전국 규모 스포츠대회 우승팀이나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이 백악관을 방문해 대통령의 축하를 받는 것은 연례 행사 중 하나였다. 그러나 ‘소신 발언’을 일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월 취임한 후부터 이 행사는 트럼프 정부에 대한 스포츠계의 여론을 보여주는 지표가 됐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팀 보스턴 레드삭스의 백악관 방문도 같은 이유에서 주목받고 있다. 백악관의 초청을 받은 보스턴은 다음달 16일 방문하겠다는 답신을 보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외신들은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어떤 발언을 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라 감독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허리케인 사망자 관련 발언을 거세게 비판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트위터를 통해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한 허리케인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약 3000명이라는 조사 결과를 부인하며 “6~18명 정도만 숨졌다. 숫자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코라 감독은 이 발언에 대해 “내 조국을 무시하고 경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3000이나 6, 18 같은 숫자에 대해선 난 모르겠다. 우리는 허리케인 탓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숨졌는지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라며 “난 사람들이 이 문제를 정치이슈화하는 게 싫다. 이건 정치를 넘어 인간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코라 감독은 일단 백악관 행사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된 것에 대해 “누구도 당황스럽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백악관에 갔을 때 내 고향의 400만 인구를 바른 방법으로 대표하겠다”고 덧붙였다. 보스턴 코칭스태프와 선수중 몇 명이나 백악관 행사에 참석할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몇몇 선수는 이미 불참을 선언했다.

참가 선수 규모가 지나치게 작을 경우 행사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 지난해 6월 백악관은 미 프로풋볼(NFL) 슈퍼볼 우승팀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초청했으나 참가하겠다는 선수가 적어 행사를 취소했다. 당시 필라델피아 일부 선수들은 인종차별에 항의하며 경기 전 국가 연주 때 무릎 꿇기 시위를 벌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시위를 “비애국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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