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정연설 연기하거나 서면으로 해야"
예상 밖 '강공'…폴리티코 "트럼프 적수 만났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최저임금 인상 법안을 발의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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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57억달러를 놓고 민주당을 대표해 공화당 및 정부와 '강(强)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한 통의 편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허를 찔렀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를 매듭짓지 않는다면 의회에서 진행되는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도 포기하라고 압박했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셧다운이 종식될 때까지 1월29일로 예정된 대통령 국정연설을 연기해야 한다는 요지의 편지를 보냈다.
펠로시 의장은 서한에서 "애석하게도, (셧다운으로 인한) 안보상 문제가 있다"며 "만약 이번주 안으로 정부가 재가동되지 않는다면 함께 연설 일정을 재검토할 것을 제안한다"고 적었다.
또한 셧다운 기간 중 국정연설을 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꼬집고, 대통령이 직접 의회에 오지 않고 서면으로 연설로 대체하는 방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펠로시의 이러한 메시지는 정부 및 공화당이 예산안에 합의해 셧다운 사태를 끝내기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찾아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뜻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까지 펠로시 의장의 기습 제안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동료 민주당 의원들은 통쾌하다는 반응이다. 안나 에슈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펠로시는 새틴(satin·부드러운 견직물)이자 (단단한) 강철이다. 그는 줄에 매여 있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펠로시의 편지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마침내 그의 적수를 만났다"며 "셧다운 사태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대통령과 하원의장 간의 다툼은 전례 없는 정치적 싸움이 되고 있다"고 봤다.
펠로시 의장이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고수할 수 있는 이유는 민주당이 지난해 중간선거를 통해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탈환한 덕이 크다. 그는 이달 초 하원의장으로 선출되기 이전부터 '반(反)트럼프' 진영을 자처해왔다.
폴리티코는 "펠로시는 트럼프 대통령과 맞설 수 있게 된 최초의 지도자"라며 "하원이나 여론도 그의 편이다. 공화당 의원들과 달리, 트럼프는 의회의사당에서 그를 다치게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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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jun4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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