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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펠로시 “셧다운 안 풀리면 트럼프 의회 국정연설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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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내로 셧다운 안 풀리면 대통령 의회 연설 연기”

“서면으로 제출하거나 백악관에서 하라” 압박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셧다운(연방정부 일부 업무 정지) 사태를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올해 의회 국정연설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16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국정연설과 관련해 “슬프게도, 이번주 내로 정부 업무가 재개되지 않는다면 보안 우려 때문에 다른 적당한 날짜를 정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을 경호하는) 비밀수사국와 국토안보부가 현재 26일 동안 예산을 못 받고 있다”며, 국정연설에 나설 대통령의 보안 및 경호를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를 댔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은 원래 29일로 잡혀 있다.

펠로시 의장은 셧다운이 계속 풀리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는 압박도 했다. 또 민주당 지도부 회의 뒤 기자들에게 “원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국정연설을 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펠로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사실상 불허한 것은 셧다운에 책임이 있는 그에게 정상적 국정 활동을 허락할 수 없다는 민주당 쪽의 반격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로 사태의 책임을 민주당에 떠넘기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평소와는 달리 반응을 즉각 반응을 내놓지 않고, 키어스턴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이 나섰다. 닐슨 장관은 비밀수사국와 국토안보부는 국정연설을 지원하고 보안을 책임질 준비가 됐다고 트위터로 밝혔다.

미국 대통령의 의회 출석 국정연설은 1913년 우드로 윌슨 대통령 때 시작됐다.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재임 1801~1809) 때부터 100여년간은 서면으로 제출했다. 펠로시 의장이 국정연설 무대를 제공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임기 중 전통이 깨졌다는 불명예를 지게 된다. 지지층을 비롯한 시민들을 향한 중요한 소통 기회도 잃는다.

이날 발표된 퓨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의 58%는 셧다운 사태를 몰고온 국경장벽 건설에 반대한다고 밝혔고, 지지 비율은 40%였다.

미국 연방정부는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12월22일부터 셧다운 사태를 겪고 있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편성을 거부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 집행 서명을 거부하고 있다. 약 80만명의 연방정부 직원이 급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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