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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시칠리아 마을 “단돈 1유로에 집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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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에 주택 수십 채 1유로에 매각 나서

아랍풍 건축물들 있는 고색창연한 언덕 마을

허물어져가는 집 3년 안에 개보수하는 조건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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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1유로(약 1278원)에 지중해의 태양빛이 내리쬐는 시칠리아의 집을 갖는다?

<시엔엔>(CNN)은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섬의 오래된 언덕 마을 삼부카가 가옥 수십 채를 1유로에 팔고 있다고 16일 전했다. 인구 감소로 고민하는 시골 지역에서 보조금을 비롯한 혜택을 주며 이주를 유도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런 헐값에 집을 주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마을의 주세페 카초포 부시장은 “다른 곳들은 단순히 선전용으로 비슷한 제안을 하지만 우리는 정말로 1유로짜리 집들을 갖고 있다”며 “당신이 원한다면 곧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부카는 시칠리아주 주도 팔레르모에서 서남쪽으로 68㎞ 떨어진 곳에 있는 인구 5천여명의 마을이다. 남유럽의 여느 언덕 마을처럼 300m 정도 높이에서 주변을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다. 고풍스러운 양식의 주택들이 언덕을 따라 층층이 배치돼 있다. 주변 포도밭이 만들어내는 경치도 좋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건설한 삼부카는 이후 사라센인들이 점령해 무역 기지로 이용했다. 그래서 아랍풍 건물들도 있다. 9세기에 이 일대를 점령하고 성을 만든 사라센 에미르(장수)의 이름이 마을명으로 이어졌다는 설도 있다. 카초포 부시장은 “이곳의 비옥한 땅은 지상천국으로 불린다. 자연보호구역 안에 있고, 멋진 해변과 삼림, 산이 감싸고 있다. 조용하고, 평화스럽고, 목가적인 곳”이라고 자랑했다. 그는 이미 1유로에 집 10여채가 팔렸고, 스위스·프랑스·스페인 사람들이 구입 문의를 해온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말 1유로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싸게 파는 것은 인구 유입뿐 아니라 무너져가는 건물들을 보수하려는 목적도 있다. 구매자는 40~150㎡짜리 집을 3년 안에 적어도 1만5천유로(약 1915만원)를 들여 개보수해야 한다. 개보수 완료 전까지 보증금 5천유로도 예치해야 한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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