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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언제나 500명, 국군포로는 불사조인가?"…60여년째 외면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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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외면당하는 국군포로의 현실

세계일보

6.25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정확한 국군포로 데이터조차 파악되지 못한 가운데 소외된 포로들의 시름만 날로 깊어지고 있다.

국군포로는 ‘전쟁 중 북한에 잡혀간 우리나라 군인’을 뜻하며, 민간인은 포함하지 않는다.

그런데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이 정전(停戰)협정 체결 65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12월5일부터 연 ‘전쟁포로, 평화를 말하다’전시회(1월17일 종료)가 북한군과 중공군 관할 포로수용소에 있던 인원이 국군 8656명을 포함한 총 1만3435명이었다고 해서 논란에 휩싸였다.

사단법인 물망초를 비롯해 국군포로 관련 단체들이 주장하는 10만명 규모의 10%에 불과해서다.

해당 문구는 “북한 포로수용소의 유엔군 포로는 대부분 본국으로 돌아갔으나 한국에 귀환한 국군포로는 8000여명에 불과해 ‘돌아오지 못한 국군 포로’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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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물망초 관계자들이 지난해 12월18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앞에서 '전쟁포로, 평화를 말하다' 왜곡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물관 관계자는 16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제가 불거지자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장을 대동해 국군포로 관련 단체와 함께 전시회 현장을 돌며, 고칠 문구를 살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국군포로는 남북문제와 직결되지만 여전히 정확한 집계자료가 없어 ‘추정치’로만 언급된다.

관료 자료 등에 따르면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될 당시 유엔군사령부가 파악한 북한 내 국군포로는 8만2000명 규모다. 북학은 1951년 국군·유엔군 포로가 10만8000명 규모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 국군포로 단체들의 추정치는 북한의 발표에 기댄 것이다.

정작 국군포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우리 정부 역시 정확한 수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몇 년 전 북한 내 생존 국군포로를 500명 규모로 예측했던 정도다.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의회 대표는 지난해 9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5년 전까지 (국군포로가) 500명이 살아있다고 했는데 3년 전 국방부에 들어갔더니 또 500명을 이야기하더라”며 “국군포로는 (늙어서도 죽지 않는) 불사조냐고 물어봤다”며 정부의 무관심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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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북한에 있는 국군포로들이 고령 등으로 세상을 떠나 지금은 100명도 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야당은 국군포로 문제에 정부가 미온적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난해 4월 “국군포로와 전시·전후 납북자, 여전히 북한이 억류하는 우리 국민에 대해서도 한 마디의 송환 요구조차 하지 못했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같은 당 이주영 국회부의장도 그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납북자와 국군포로 송환 문제를 (북한에다) 거론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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