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벤투 구상에 없는 이승우, 물병 찬다고 상황 나아질까 [ST스페셜]

댓글 6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투데이

이승우 /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의 구상에 이승우의 자리는 없는 것일까.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중국을 2-0으로 제압했다.

얻은 것이 많은 경기였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3승(승점 9)을 기록, C조 1위로 16강에 오르게 됐다. 이번 대회 가장 껄끄러운 상대인 이란을 준결승까지는 피할 수 있게 됐다. '에이스' 손흥민은 합류 후 첫 경기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하며, 토너먼트 무대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다만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이승우의 돌발 행동이다. 이날 선발 명단에 들지 못했던 이승우는 경기 막바지까지 벤치 바깥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이 마지막 교체 선수로 구자철을 선택하자, 이승우는 근처에 있던 물병을 걷어찼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은 이해가 가지만 도가 지나친 행동이었다.

이승우의 아쉬운 행동은 초조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는 지난해 5월 처음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도 포함됐다. 당시 이승우는 큰 무대에서도 기죽지 않고 통통 튀는 플레이를 펼쳐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월드컵 후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의 금메달에 공헌하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선수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이승우는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지난해 9월7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 출전한 것이 벤투호에서의 처음이자 마지막 A매치 출전이다. 10월 A매치 기간에는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고, 11월에는 아예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당시 벤투 감독은 이승우를 발탁하지 않은 이유로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미미했던 점, 이승우의 포지션에 경쟁자들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나상호가 부상으로 낙마하며 이승우에게 다시 기회가 오는 듯 싶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황희찬, 이재성, 구자철, 이청용 등에게 기회를 줬다. 반면 이승우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아직까지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앞으로 있을 토너먼트 무대에서는 더욱 중요한 경기들이 펼쳐지는 만큼, 이번 대회 내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승우가 초조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이승우가 알아야 할 것은 물병을 찬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냉정하게 이승우는 벤투호에서 23번째 선수다. 어떻게 보면 출전 기회가 오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현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훈련장에서 벤투 감독의 마음을 바꾸는 것이다. 손흥민이 체력적으로 많이 소모된 상태에서 대표팀에 합류했다는 점, 이재성이 부상으로 당분간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승우에게도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돌발 행동이 계속된다면 역효과가 일수도 있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 사령탑 시절, 자신에게 반기를 든 히카르두 카르발류와 주제 보싱와를 대표팀에서 제외한 바 있다. 이승우의 돌발 행동이 계속된다면 벤투 감독이 이승우에게 미련을 가질 이유가 없다.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물병이 아닌 공을 차서 벤투 감독의 시선을 끌어야 한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