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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K팝 기록 다시 쓰는 블랙핑크…넥스트 BTS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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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두뚜두’ 7개월 만에 6억뷰 돌파

커버댄스 힘입어 안무 영상도 인기

인스타그램 팔로워 1~5위 휩쓸어

중앙일보

지난 11~13일 태국 방콕에서 첫 월드투어를 시작한 블랙핑크. [사진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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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방탄소년단은 걸그룹 중 탄생할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외 음악평론가들이 입을 모아 한 말이다. 세븐틴ㆍ몬스타엑스ㆍ갓세븐 등 2~3년 전부터 월드투어에 나서며 해외 팬덤을 탄탄하게 다지고 있는 보이그룹이 늘어나고 있지만, 보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음악 시장 특성상 걸그룹을 눈여겨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란 의미에서다. 2019년을 맞이한 지 보름 남짓 지난 지금 그 말은 현실이 되고 있다.

블랙핑크는 올해 들어 기존 K팝이 보유하고 있던 기록을 차례로 갈아치웠다. ‘뚜두뚜두’ 뮤직비디오는 공개된 지 7개월 만에 지난 13일 6억 뷰를 넘어서면서 K팝 최단 기록을 다시 썼다. 이는 나흘 앞서 6억 뷰를 돌파한 방탄소년단의 ‘DNA’보다 9개월가량 빠른 기록이다. 2016년 6월 발표한 데뷔곡 ‘붐바야’(4.6억)와 2017년 6월 발표한 싱글 ‘마지막처럼’(4.8억)도 5억 뷰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블랙핑크’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도 17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8월 방탄소년단 채널 ‘방탄TV’(1400만)와 나란히 1000만 명을 돌파해 다이아몬드 버튼을 받은 뒤로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방탄은 뮤직비디오 등 공식 콘텐트가 소속사 채널을 통해 공개돼 ‘아이빅히트’(2000만)의 구독자 수가 더 많은 반면 YG엔터테인먼트는 팀별 채널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어 소속사 채널 구독자 수는 430만 명 정도로 규모가 훨씬 작은 편이다.

채널 조회 수의 일등 공신은 뮤직비디오와 연습실에서 찍은 안무 영상이다. 베트남ㆍ태국ㆍ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공공장소에서 커버댄스를 선보이는 ‘K팝 인 퍼블릭 챌린지(Kpop in public challenge)’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해당 곡의 안무를 익히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아이돌 챌린지’(방탄소년단)나 ‘베이비샤크 챌린지’(핑크퐁)처럼 특정 안무 커버가 유행하기도 하지만 전체 커버의 경우 걸그룹이 더 많은 편이다.

덕분에 ‘뚜두뚜두’ ‘마지막처럼’ ‘붐바야’ 등 안무 영상 조회 수 역시 1억 회를 넘어섰다. 커버댄스가 K팝 팬들 사이에서 중요한 놀이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팬들이 아예 댄스팀을 꾸려 활동하기도 한다. 베트남의 GUN 댄스팀이 올린 ‘뚜두뚜두’ 커버댄스 영상은 조회 수가 1700만 회에 달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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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유튜브에서 발생한 방탄소년단 음악 재생 횟수. 54억 회에 달한다. [자료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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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유튜브에서 발생한 블랙핑크 음악 재생 횟수. 28억 회를 기록했다. [자료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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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음악 차트 및 통계 자료와도 일치한다. 지난 1년간 블랙핑크 음악 재생 횟수는 28억 회에 달한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베트남-한국 순이다. 태국 출신 멤버 리사를 중심으로 동남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에 힘입어 12~13일 태국 방콕에서 첫 월드투어의 포문을 연 블랙핑크는 양일 공연이 모두 매진돼 11일 추가 공연을 열기도 했다. 반면 1년간 54억 회가 재생된 방탄소년단은 미국-베트남-인도네시아-일본-멕시코 순으로 지역별로 고른 분포도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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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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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는 이 같은 특성에 주목해 “K팝 ‘걸크러시’는 어떻게 전 세계 여성 팬을 사로잡았나”라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뚜두뚜두’ 뮤직비디오 속에서 리사가 과학자로 등장해 핑크색 칼과 망치를 들고 권력을 휘두르는 장면 등을 통해 여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주장하는 페미니즘 메시지를 녹여냈다는 것이다. 앨범 발매 당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은 “‘뚜두뚜두’는 총소리도 되고, 맞서 싸워보자는 뜻의 주문도 된다”고 설명했다. 앨범명 ‘스퀘어 업(SQUARE UP)’ 역시 어깨를 펴고 곤란한 상황에 맞서 싸운다는 뜻을 담고 있다.

2000년대 후반 데뷔한 브라운아이드걸스ㆍ투애니원ㆍ에프엑스 이후 걸크러시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운 팀이 부재한 것도 블랙핑크에 힘을 실어줬다. ‘예쁘거나 귀엽거나 혹은 섹시하거나’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걸그룹에 대한 수요는 끊임없이 있었지만 이를 만족시켜줄 만한 팀이 없었기 때문이다. 웹진 ‘아이돌로지’의 미묘 편집장은 “해외 팬들에게 블랙핑크는 걸크러시의 원조 격인 투애니원의 계승자로 여겨진다”며 “투애니원은 일찍이 미국 진출을 선언했지만 별다른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향수가 흡수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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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1300만 명으로 국내 여자 연예인 중 1위에 올랐다. [리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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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팬들이 블랙핑크를 소비하는 방식과도 무관하지 않다. 방탄소년단이 트위터를 중심으로 팬들과 소통한다면 블랙핑크의 주 매개체는 인스타그램이다. 이들에게 블랙핑크는 따라 하고 싶은 워너비로 존재하기 때문에 메시지 성이 강한 트위터보다는 이미지와 동영상 위주의 인스타그램과 더 잘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YG에 따르면 국내 여자 연예인 1위에 오른 리사(1323만)를 필두로 제니(1187만), 로제(1016만), 지수(1003만) 등 멤버 전원이 팔로워 수 1000만명을 넘겼다. 인스타그램에서 지난 연말 ‘탑 10’ 계정을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소녀시대 태연(1299만)이 여자 연예인 중 1위였다.

이규탁 한국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K팝이 음악뿐 아니라 뮤직비디오ㆍ커버댄스ㆍ리액션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화되면서 패션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지드래곤이나 씨엘이 샤넬 패션쇼에 초대되는 것처럼 이들을 가수보다 패셔니스타 혹은 셀러브리티로서 소비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유니버설 뮤직 산하 레이블 인터스코프와 손잡고 미국 진출 계획을 발표한 블랙핑크는 올 상반기 아시아ㆍ북미ㆍ호주ㆍ유럽 투어를 이어간다. 4월 12, 19일에는 아이돌 그룹 최초로 미국 최대 음악 축제 중 하나인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페스티벌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려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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