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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英메이, '기사회생'했지만…브렉시트 플랜B '가시밭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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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불신임 찬성 306표·반대 325표…19표 차 부결

"결과 만족…야당들과 플랜B 마련 머리 맞댈 것"

각 당 셈법 제각각..'노딜' 또는 '노 브렉시트' 가능성

이데일리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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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영국의 테리사 메이(사진) 행정부가 16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의 ‘불신임안’ 표결에서 승리했다. 전날(15일)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이 하원에서 부결되면서 궁지에 몰렸던 메이 총리가 기사회생한 셈이다. 그러나 각 당의 브렉시트 입장이 제각각인 가운데 당장 ‘플랜B’를 마련해야 하는 처지라는 점에서 향후 가시밭길을 피하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영국 하원은 이날 오후 의사당에서 ‘하원은 정부를 불신임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놓고 찬반 투표를 벌인 결과, 찬성 306표, 반대 325표로, 19표 차로 부결됐다. 앞서 제1야당인 노동당은 즉각 메이 행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부결로 조기총선을 통한 노동당 주도의 정권을 세우려는 전략은 일단 제동이 걸렸다.

메이 총리는 표결 직후 “(재신임) 결과에 만족한다”며 “총리직을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U 탈퇴라는 (제1차) 국민투표의 결과를 이행하겠다는 굳은 약속을 지켜나가겠다“며 ”야당 대표들을 (총리 관저로) 초대하겠다. 오늘 밤부터 브렉시트 대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메이 총리는 부결된 브렉시트 합의안을 대체할 ‘플랜 B’ 마련에 집중해야 하는 처지다. 메이 총리는 야당 지도부와의 논의를 통해 의회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플랜B가 마련되면 EU와 재합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플랜B가 역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우여곡절 끝에 플랜B를 마련한다고 해도, EU의 벽을 넘기도 쉽지 않다. 최근 브렉시트 일정을 7월까지 미루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긴 했지만, EU는 여전히 “재협상은 없다”는 원칙을 못 박은 상태다. 제2차 국민투표 역시 1차 투표를 뒤집어야 한다는 ‘정치적 부담’이 있는 데다, 최소 22주나 걸린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따라서 아무런 협상 없이 그냥 유럽연합에서 떨어져나오는 ‘노딜 브렉시트’냐, 아예 브렉시트란 불가능했음을 인정하고 과거로 돌아가는 ‘노 브렉시트’냐란 선택지만 남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에 따르면 영국과 EU가 탈퇴를 위한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더라도 영국은 오는 3월27일 자동으로 탈퇴하게 된다는 점에서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노 딜 브렉시트’를 배제할 경우에만 플랜B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보수당과 노동당에 이어 제3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도 플랜B 논의의 전제조건으로 ‘브렉시트 연기’ 및 ‘제2국민투표 개최’를 “옵션 중 하나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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