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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네이버도 가세… 불붙은 자급제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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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가 지난 15일 자사 온라인 쇼핑 사이트 스마트스토어에서 스마트폰을 팔기 시작하면서 자급제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자급제폰은 통신 3사 유통점을 거칠 필요 없이 가전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바로 살 수 있는 '공기계(통신 개통이 안 된 스마트폰)'를 말한다. 기존엔 통신 서비스 가입과 휴대폰 구입을 동시에 하고 1·2년 약정을 맺는 방식이었지만, 단말기 자급제는 TV를 구입하는 것처럼 매장에서 휴대폰을 구입한 뒤 원하는 통신업체에서 통신 서비스만 가입한다. 가입 시 약정을 맺어 요금의 25%를 깎아주는 선택약정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뿐 아니라 11번가, G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과 우체국 등이 자급제폰 유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라며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뿐 아니라 화웨이·샤오미 같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다양한 자급제폰을 국내시장에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급팽창하는 자급제폰 시장

조선비즈


네이버는 자사 온라인 쇼핑 사이트인 스마트스토어에 '휴대폰' 항목을 신설하고 휴대폰 판매업자 누구나 입점해 휴대폰을 판매하도록 했다. 하루 만인 16일에는 갤럭시 S9, 갤럭시노트 9, 갤럭시 A6 등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판다는 게시글이 22개나 올라왔다.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는 판매자에게 받는 수수료가 다른 온라인 쇼핑몰보다 낮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마트폰 판매자들 간 사이트 내의 가격 경쟁을 촉발할 여력이 있어 스마트폰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11번가도 갈수록 커지는 자급제폰 시장을 의식하며 올해 제조사별 프리미엄 모델 수량을 더 많이 확보하고 중저가 외산폰 종류도 늘릴 방침이다.

자급제폰으로 풀리는 스마트폰 숫자도 올해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 3사가 공통으로 출시하는 모든 스마트폰을 자급제폰으로도 팔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상반기 출시될 삼성전자 갤럭시 S10과 폴더블폰, LG전자의 신형 스마트폰과 같은 프리미엄폰 모두가 자급제 모델로도 나오게 된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자급제폰 시장을 노린 브랜드까지 등장하고 있다. 휴대폰 유통업체 착한텔레콤은 지난 14일 과거 국내 휴대폰 시장 강자였던 팬택과 '스카이' 브랜드 사용 계약을 맺고 상반기 자급제폰 2종을 내놓을 예정이다. 여기에 일본 소니와 중국 화웨이·샤오미 등 해외 스마트폰 업체들도 연이어 국내에 자급제폰을 출시하고 있다. 화웨이와 샤오미는 지난해 각각 20만원대 스마트폰 '노바라이트2'와 '홍미노트5'를 국내시장에 자급제 모델로 출시했다.

휴대폰 판매점에는 경영 타격 될 수도

국내 자급제폰 시장은 작년에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10%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4~5년 전만 해도 국내시장은 SK텔레콤 등 통신 3사가 직접 유통하는 스마트폰이 거의 100%였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직접 판매점에 물건을 공급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정부가 2년 전부터 매달 통신 요금의 25%를 할인받는 정책을 펴면서 자급제폰 시장이 급팽창하기 시작했다. 통신업체가 스마트폰을 살 때 주는 보조금보다 요금 할인 혜택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급제폰 확대가 국내 2만여 곳에 달하는 중소 휴대폰 판매점에는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휴대폰 판매점들의 모임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의 관계자는 "스마트폰 유통 시장이 과거 중소 판매점 위주에서 G마켓, 롯데하이마트와 같은 대기업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판매점 영업에 더욱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문 기자(rickym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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