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10명 이끌고 오늘 방미
당초 18일→19일 출국편 변경
트럼프에 김정은 친서 전달할 듯
최선희·비건은 스톡홀름 협의
북·미 투 트랙, 정상회담 가속도
“ICBM만 해결 땐 동맹 해체” 우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이 지난 15일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한 뒤 이동하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오늘(17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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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위 인사들이 워싱턴을 직접 방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 외교사에서 김영철의 워싱턴 직행은 이례적인 일로 기록될 전망이다. 북한 최고위 인사가 워싱턴에 묵는 것은 조명록 부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특사로 2000년 10월 9일부터 4박5일간 방문한 지 19년 만이다. 2000년 조명록 당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은 샌프란시스코, 김 부위원장 본인도 지난해엔 뉴욕에서 숙박한 뒤 승용차편으로 워싱턴을 다녀갔다. 조명록 당시 부위원장은 백악관에서 네 블럭 떨어진 메이플라워 호텔에 머물렀다.
김영철 |
김 부위원장 일행엔 측근인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대행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 모두 지난해 5월 31일 뉴욕 회담 때 김 부위원장을 수행했던 인사다. 이들 외에도 통일전선부·외무성을 포함해 10명 안팎의 대표단이 워싱턴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김 부위원장과 스웨덴으로 떠난 최선희 부상이 18일 워싱턴에서 ‘2+2 회담’을 할 것이란 관측을 제기한 데 대해 소식통은 “비건-최선희 실무협의는 예정대로 스웨덴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 일정이 연장됨에서 실무협상은 20일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백악관도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대표단을 맞을 채비에 들어갔다. 26일째 최장기 연방정부 부분 폐쇄(셧다운)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과의 면담을 수용한 것은 북핵 협상이 잘 되고 있다는 과시용인 동시에 멕시코 국경 장벽 예산 57억 달러를 배정하라는 의회에 대한 압박용이란 분석이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지난 주말부터 국무부가 굉장히 바쁘게 돌아갔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조기 귀국도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 일정이 결정된 것과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핵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국내 정치 이슈와 연관짓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 달리 “국무부 북핵 협상팀은 오히려 침착하다”며 “기대감에 들떠 있을 거라면 오산이며 그 반대”라고 전했다. “이번엔 비핵화를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게 실무협상팀의 입장이라고 한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중앙일보에 “북한이 2차 정상회담에서 광범위한 사찰을 수용할 것이란 증거는 안 보이고, 동맹국들은 뺀 채 미 본토에 대한 핵 위협, ICBM만 해결하는 합의만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발언이 촉발한 후자는 동맹을 해체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해리 카자니스 미 국익센터 방위연구국장은 “북·미가 평행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ICBM 폐기와 일부 제재 완화라는 타협안을 추구하는 건 성공을 위한 청사진이 될 수 있다”며 “관건은 김 위원장이 양보의 대가로 무엇을 요구할지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서울=전수진·이유정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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