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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속초서 30대 여성 '근육주사' 맞고 4일만에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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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주사바늘 위생상태 의심"…억울함 호소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에 진정서 제출

해당 통증클리닉 "위생상 전혀 문제 없어" 반박

강원영동CBS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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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속초의 한 통증클리닉에서 30대 여성이 '근육주사'를 맞고 4일 만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피해자 가족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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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속초의 한 통증클리닉에서 30대 여성이 '근육주사'를 맞고 4일 만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사망원인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3일. A씨의 아내 B(37)씨는 자택 세탁실에서 미끄러져 왼쪽 다리를 다쳤다. 하루 정도 견디던 B씨는 수소문 끝에 해당 통증클리닉을 찾았다.

하지만 A씨에 따르면 어찌 된 영문인지 B씨는 근육주사를 맞고 집에 도착한 지 약 2시간 만에 다리가 붓기 시작하고, 다음 날이 되자 아예 걸을 수조차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A씨가 바로 해당 통증클리닉에 전화했지만 "일시적일 수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보면 가라앉을 것"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A씨의 기다림이 무색하게 아내 B씨는 호흡이 힘들고 말이 어눌해지는 등 이상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A씨는 곧장 119 구급대원을 불러 B씨를 인근 의료원으로 이송했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는 진단결과가 나왔다.

강릉의 한 병원 중환자실로 다시 옮겨진 B씨는 별다른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이송된 지 하루만에 세상을 떠났다.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괴사성 근막염'이다. 피부연조직에 세균이 침범해 생기는 급성 세균감염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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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의 사망원인은 '괴사성 근막염'이며, 과거 별다른 병력이 없었다. (사진=A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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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B씨가 맞은 근육주사는 IMS 주사로, 근육 안으로 자극을 가해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치료로 알려져 있다.

A씨는 취재진과 만나 "시간이 지나면 곧 좋아질 거라고 굳게 믿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떠나버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별다른 병력도 없던 아내가 세상을 떠난 이유를 근육주사 말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지 않으냐"며 울먹였다.

특히 A씨는 10살 아들과 6살 딸 아이를 두고 있었으며 결혼 10주년을 맞아 오는 3월 아내와 여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A씨는 "아이들은 아직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며 "아이들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다"고 말끝을 흐렸다.

현재 A씨는 아내가 맞은 근육주사 바늘의 위생상태를 의심하고 있다.

이에 A씨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과 속초시청 보건소에 해당 통증클리닉에서 사용한 '주사기 재사용' 여부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또 이번 주 안으로 속초경찰서에 해당 클리닉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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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클리닉 진료실. (사진=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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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통증클리닉 L 원장은 "근육주사를 맞고 사망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우리는 일회용 주사바늘을 사용하기 때문에 위생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해 IMS 협의회 류한구 이사는 "IMS 주사 시술로 사망에 이른 사례는 지금까지 찾아볼 수는 없다"며 "이 사례는 주사바늘로 인한 감염으로 의심해 볼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급사에까지 이른 원인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 같다"고 신중한 의견을 밝혔다.

이어 "IMS 주사 사용 시 약물을 사용했는지 등을 면밀하고 총체적으로 살펴 급사 원인을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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