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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공기좋은날 아까워"…강추위에도 시민들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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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김영상 기자, 서민선 인턴기자] [푸른 하늘에 밖으로 나온 시민들…17일 일부 중서부지역 미세먼지 다시 '나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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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인 16일 오후 3시쯤 서울 중구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찾은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김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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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도 미세먼지 없는 날이 아까워서 운동 나왔어요"


모처럼 서울이 푸른색 하늘을 드러낸 16일 오전 9시쯤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을 찾은 취업준비생 강모씨(26)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영하10도 가까이 내려간 기온에 입김이 절로 나오고 코끝이 빨개졌지만 마스크는 끼지 않았다. 그는 "오랜만에 자취방 환기를 했다"며 "미세먼지 때문에 주말부터 어제까지 내내 집에만 있었더니 너무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사흘 내내 하늘을 뒤덮었던 미세먼지가 잠시 잦아들었다. 잿빛 하늘이 본연의 푸른색을 되찾자 시민들도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이날 전국 미세먼지 농도는 대체로 '보통' 수준이다. 3일 동안 발령됐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도 전날 오후 해제됐다.

출근길 마스크를 낀 직장인은 10명 중 1~2명 꼴이었다. 미세먼지를 밀어내고 찾아온 찬바람을 막기 위해 방진 마스크 대신 방한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도 종종 보였다.

직장인 김모씨(27)는 "지난 며칠 미세먼지 영향인지 기침이 너무 심하고 춥기도 해서 면 마스크를 착용했다"며 "마스크를 끼긴 했지만 오랜만에 맑고 푸른 하늘을 보니 답답함이 그나마 가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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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낮 12시쯤 직장인들이 청계천에서 산책을 즐기고 있다. /사진=서민선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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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청계천과 광화문 광장에는 산책 나온 직장인들이 오갔다. 추운 날씨 탓에 두꺼운 패딩과 목도리를 둘러맸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맑은 공기를 만끽했다.

산책 나온 직장인 윤모씨(63)는 "매일 점식식사 후 30~40분 정도 청계천에서 산책하는데 지난 이틀은 미세먼지 때문에 나오지 못했다"며 "언제 또 미세먼지가 올지 모르니 공기 좋을 때라도 자주 해야한다"고 말했다.

경남 통영에서 서울로 여행왔다는 주부 한모씨(41)는 광화문 광장에서 두 자녀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한씨는 "어제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서 시내 관광을 못했다"며 "오늘이 아니면 깨끗한 서울 모습을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춥지만 밖으로 나왔다"고 설했다.

미세먼지로 운영이 중단됐던 서울시청 앞 스케이트장도 다시 시민들로 붐볐다. 이날 오후 3시쯤에는 400여명이 스케이트장을 찾았다. 장갑과 마스크를 꼭 낀 아이들은 영하 날씨에도 한껏 즐거워했다.

제주에서 두 자녀와 여행 온 허소영씨(43)는 "원래 14일에 스케이트를 타려고 예약을 했는데 결국 못 타고 오늘 다시 왔다"며 "매년 겨울 서울에 올라오면 꼭 스케이트를 타는데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심한 건 처음"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데리고 온 이모씨(45)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마스크를 쓰게 해도 걱정이 돼서 도서관에 가거나 집에 있게 한다"며 "예전에는 추위나 눈·비 소식을 살폈는데 이제는 미세먼지 농도를 더 신경쓴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푸른 하늘은 다시 잿빛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17일 일부 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남부·세종·충북·전북이 '나쁨', 서울 등 그 밖의 권역은 '보통' 수준으로 예상된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일부 중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대기가 정체되고 약한 국외 유입 영향으로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영민 기자 letswin@,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서민선 인턴기자 seomins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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