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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케이블TV도 IPTV 기능 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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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메뉴를 고민하던 A씨가 리모컨을 향해 말을 건다.
"인기 요리 프로그램 틀어줘."
AI 리모컨에 전달된 음성은 빅데이터 기술이 적용된 셋톱박스로 입력된다.
곧 A씨의 시청패턴을 분석한 셋톱박스가 요리 프로그램을 자동 추천해준다.
요리를 하기 위해 주방으로 이동한 A씨는 레시피를 듣기 위해 "볼륨 올려줘"라고 말한다.

이 상황은 조만간 케이블TV를 통해서 이뤄질 것이다.

출범 24년을 맞는 케이블TV협회는 지난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케이블TV 새 기술혁신 서비스와 사업 현황을 얘기했다.

'세계 최초 클라우드 게임서비스', '세계 최초 UHD 도입'… 이 서비스를 처음 실시한 곳은 IPTV가 아니라 케이블TV업체들이다. 현재 미디어 시장은 유료방송시장에서는 IPTV가 조금씩 점유율을 키우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이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플랫폼이 커지는 상황이다. 케이블TV는 24년 동안 보는 TV에서 대화형 플랫폼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기술 혁신을 거듭해온 케이블TV가 클라우드 기반 UI 등 신기술로 시청자 삶의 환경을 바꾸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15일 상암동 CJ헬로 본사에서 열린 '케이블TV 기술혁신 시연행사'에서 CJ헬로 김홍익 상무가 맞춤형 UI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케이블TV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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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케이블TV
CJ헬로는 작년 1월 단말기 종류·기능에 구애받지 않는 고객 시청패턴 분석 등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기반 '알래스카' 플랫폼을 개발했다. '알래스카'는 현대HCN을 시작으로 향후 타 케이블TV 사업자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또한, CJ헬로는 음성인식AI 기술을 자체 개발해 빅데이터와 AI기술이 융합된 서비스도 개시했다. 향후 AI스피커 사업자와 제휴해 새로운 TV시청환경을 선보일 계획이다.

티브로드도 작년 12월 자체 클라우드 UI를 도입했다. UI 이동속도, VOD 리스트 로딩 속도 등을 향상했고, 1080p Full HD화질을 제공한다. 실시간 채널 시청률과 프로그램 시청 추이, VOD 시청 이력 등 고객 이용패턴과 성향을 분석하고 빅데이터 기반으로 고객 맞춤 서비스를 반영하는 UI/UX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2015년 6월 국내 첫 클라우드 UI를 도입한 딜라이브는 서비스 도입후 셋톱박스의 별도 변경 없이 서비스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저사양 셋톱박스에서도 UI 반응속도가 개선 가능하다. 특히 데이터 로딩과 화면전환 시간을 단축시켰다는 게 특징이다. 최근에는 AI스피커인 '카카오미니'와 연동해 대화형TV 시청환경을 구현중이다.

현대HCN은 작년 12월 4일에 '맞춤형 클라우드 UI'를 전면 도입했다. 이번 맞춤형 UI는 CJ헬로의 '알래스카' 기술에 시니어모드, 카카오페이와 H.Point를 이용 가능한 복합결제 등 고객 편의 기능이 추가됐다. 시니어 모드 선택 시 글자크기가 2배 이상 커지고, 키즈모드 선택 시 캐릭터 위주 화면 구성으로 바뀌는 등 시청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 구현이 특징이다.

CMB는 2016년 7월 클라우드를 접목한 '클라우드 Full UI' 서비스를 개시했다. 서비스 특징은 빠른 화면전환과, 셋톱박스외에도 IoT 단말, 모바일 등 다양한 미디어와 연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특히, 별도 케이블 없이 와이파이 셋톱박스로 가입자의 휴대폰 화면을 TV에 재생할 수 있는 스크린 미러링 기능도 갖추고 있다. 향후 CMB는 빅 데이터와 T커머스 등 광고 플랫폼과 연계한 기술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KCTV제주방송은 작년 12월 17일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UI '알바트로스'를 도입했다. 알바트로스는 △고해상도 그래픽 △손쉬운 검색 및 자동 추천 △간편 메뉴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키즈모드를 추가해 어린이들의 해로운 콘텐츠 접근을 막고 일정 시간, 일정 편수만 볼 수 있는 맞춤형 콘텐츠 시청 환경을 구현한다. 또한, 클라우드 UI로 제주 지역 날씨, 대기상태 등 지역정보도 좀 더 쉽게 제공될 예정이다. 향후 방송과 모바일을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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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상암동 CJ헬로 본사에서 열린 '케이블TV 기술 시연행사'에서 한국디지털연구원 문준우 본부장이 '서비스 혁신을 위한 케이블산업 가치 제고'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케이블TV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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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위해선 통합·공동"
문준우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 본부장은 이날 케이블TV의 생존을 위해서는 혁신과 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준우 본부장은 "케이블TV는 지역 분권화, 문화 정체성 보호, 경제발전에 기여해오며 지역성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매체"라며, "도시 축소와 고령화 추세에 지역 기반 확보와 지역성 강화를 통해 케이블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블TV의 통합 인프라 기반과 공동플랫폼 활용으로 전국 기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주요 사례로 헬스케어나 맞춤형 미디어 서비스, 지역기반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등을 꼽았다.

국내 유료방송시장처럼 미국에서도 전통적인 유료방송사업자(MVPD)와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방송 채널 제공사업자(vMVPD) 간에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케이블TV가입자는 2014년 이후 소폭 감소 중이지만,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2014년 5196만에서 작년 3분기말 6361만 가구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은 방송이 아닌 초고속인터넷을 미래 핵심 주력사업을 여기고 인터넷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다는 게 문 본부장의 설명이다.

이에 문 본부장은 국내에서도 ▲전국 케이블 인프라 통합 ▲공동 플랫폼 도입 ▲전국기반 공동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본부장은 "MSO간 연동으로 공동 백본망을 구축하고, 전국 노드 기반으로 백본망을 확대해야 한다"며, "통합UX와 통합 OTT 등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 방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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