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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브렉시트, 韓 경제 술렁…“찻잔 속 태풍” Vs “1분기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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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브렉시트, 韓 경제 영향 제한적”

예상된 시나리오, 양국 무역규모 작아

조선·車 수출기업은 관세 부담 커질수도

브렉시트, 미중 갈등까지 리스크 증폭

이데일리

브렉시트 지지자가 현수막을 들고 있다.[사진=AFP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합의안 부결이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양국 무역 규모가 크지 않아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그러나 국내 경기가 좋은 않은데 연초부터 대외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어, 경제에 미칠 불확실성이 문제다.

◇정부 “브렉시트, 韓 경제 영향 제한적”

정부가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양국 무역 규모 때문이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은 16일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협상안 없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에도 영국과의 무역 비중이 낮아 실물경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영국과의 교역 규모는 144억4000억 달러(이하 2017년 기준)로 한국의 전체 교역(1조521억7000만달러)의 1.4%에 불과하다. 영국으로의 수출 규모도 81억2000만달러로 한국의 전체 수출(5736억9000만달러) 중 1.4%에 그쳤다. 한국의 나라별 교역 규모로 보면 영국은 17번째로 미국, 중국보다 작았다.

둘째 금융시장 영향도 작다는 점이다. 이 차관은 “이번 협상안 부결은 대체로 예상된 결과였기 때문에 부결 직후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15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55.75포인트(0.65%) 오른 2만4065.59에 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 100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0.58% 상승한 6895.02를 기록했다. 브렉시트보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발표가 시장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車 수출기업 타격, 통상갈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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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기업들은 조선, 자동차 관련 제품을 주로 영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단위=억달러, %. 2017년 기준. [출처=한국무역협회]


그러나 마냥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영국·EU의 경기가 둔화하고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우선 영국과 거래하는 개별 수출·입 기업들이 받는 타격이 우려된다. 한·EU FTA를 바탕으로 누려 온 수출·수입품에 대한 무관세 혜택이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영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품목은 △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34억9000만달러·43%) △자동차(15억3000만달러·18.8%) △항공기 및 부품(4억1000만달러·5%) △자동차부품(2억4000만달러·3%) △무선통신기기(2억달러·2.4%) 순이다. 원유, 자동차, 농약 및 의약품, 원동기 및 펌프, 계측제어 분석기 등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담도 늘어나게 된다.

곽동철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 연구원은 “영국과 거래하는 우리 기업이 유의해야 할 사안은 품목 분류 및 관세율, 특혜 원산지, 인증·승인·면허, 수출입 규제, 온라인 개인정보 이전”이라며 “업계는 브렉시트의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 갈등도 우려된다.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과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을 대체할 무역협정 체결에 나서야 한다. 영국과 논의 중인 한영 FTA 과정에서 ‘샅바싸움’이 불가피하다. 정부합동협상단은 오는 23일 영국을 찾아 관련 논의에 나선다. 산업부 성윤모 장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어깨가 무거워질 전망이다.

◇브렉시트, 미중 갈등까지..1분기 리스크 우려

대외 리스크가 1분기에 몰려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브렉시트는 오는 3월29일에 실행될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은 3월1일을 무역협상 ‘데드라인’으로 정한 상태다. 미중 무역갈등의 향배에 따라 한국경제에 미칠 파장이 클 전망이다. 한국 교역은 중국(2399억8000만달러·22.8%), 미국(1193억6000만달러·11.3%), 일본(819.4억달러·7.8%) 순으로 많다.

강유덕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기존 한·영 무역관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영국 정부와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최저임금, 미중 갈등 등 대내외 경제 리스크가 올해 1분기에 몰려 있다”며 “이 리스크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올해 한국경제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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