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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Golf] 퍼팅 고민 늘었다…퍼팅 해법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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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위에서 고민이 더 늘어났다. 퍼팅할 때는 일단 경사를 잘 읽어야 한다. 경사를 반대로 읽었다면 신이 내린 퍼터를 가졌더라도, 제아무리 완벽한 스트로크를 한다 하더라도 공은 절대 홀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디 그뿐인가. 어떤 퍼터를 골라야 최고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고민이다. 이제 한 가지가 더 추가됐다. 앞으로는 깃대를 빼고 퍼팅할지, 아니면 그대로 둔 채 퍼팅하는 것이 좋은지도 생각해야 한다. 올해부터 그린 위에서 퍼팅할 때 깃대를 꽂아 놓아도 벌타를 받지 않는 규칙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미 시즌을 시작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도 깃대를 꽂아 놓은 채 하는 퍼팅의 장단점에 대해 설왕설래하고 있다. 이달 초 열린 PGA 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선수는 진작부터 깃대를 꽂고 퍼팅하겠다고 밝힌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였다. 실제로 실험 정신이 누구보다 강한 '필드의 물리학자' 디섐보는 대부분 퍼팅할 때 깃대를 꽂고 했다. 먼거리 퍼팅 때는 100% 깃대를 그대로 뒀고, 짧은 퍼팅 때는 꽂아 놓을 때도 있었고, 뺄 때도 있었다.

아직 확신 섞인 정답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일단 먼거리 퍼팅 때는 깃대를 꽂는 게 보편화하는 분위기다. 디섐보뿐 아니라 거의 모든 선수가 깃대를 홀에 그대로 꽂아 놓은 채 퍼트했다. 그게 훨씬 유리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시야 확보 면에서나 거리감을 느끼는 데도 깃대가 그대로 있는 게 유리했다. 공이 깃대를 맞았을 때도 튕겨 나가는 거리가 그대로 홀을 통과할 때보다 짧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봤다. 디섐보가 얘기한 깃대 소재의 반발계수(COR)와도 관계가 있다.

짧은 퍼팅 때는 상황에 따라 깃대를 꽂기도 하고, 빼기도 하는 등 선수마다 대처가 달랐다. 디섐보는 내리막일 때는 깃대를 꽂아 놓는 것을 선택했고, 반대로 오르막 퍼팅일 때는 뽑는 걸 택했다. 내리막일 때는 꽂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대체적으로 오르막 퍼팅일 때는 라인을 덜 보고 강하게 퍼트한다. 그래야 뒷벽을 맞고 홀에 들어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만일 깃대가 있다면 뒷벽을 맞고 들어갈 수 있는 공이 깃대를 맞고 튕겨 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내리막일 때는 보통 라인을 태워서 홀 가장 자리를 타고 들어가게 친다. 만약 깃대가 있다면 조금 더 세게 친 공도 밖으로 나갈 것을 깃대가 잡아줄 수 있다. 내리막 퍼팅 때는 짧은 거리라도 깃대를 꽂으면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 가능하다.

유럽프로골프 투어에서 3승을 올린 에도아르도 몰리나리(이탈리아)도 어느 쪽이 유리한지 직접 실험을 통해 결과물을 내놓기도 했다. 에도아르도 몰리나리는 지난해 디오픈에서 우승한 프란체스코 몰리나리 친형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때 형제 골퍼의 위세가 대단했다. 하지만 현재 '형' 몰리나리는 투어 생활보다는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교습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에도아르도 몰리나리는 살살 칠 때는 별 차이가 없지만 강하게 칠 때는 깃대를 꽂아 놓는 게 유리하다는 결론을 인스타그램에 밝혔다. 하지만 뒷벽을 맞고 들어갈 정도인 중간 강도 퍼팅일 때는 오히려 깃대를 빼는 게 좋다고 봤다.

이 같은 기사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주말골퍼들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새 시즌이 기대된다는 이들도 많았지만 그린에서 골퍼들 요구사항이 많아져 캐디들만 힘들게 됐다는 반응도 있었다. 유명 교습가인 데이브 펠츠는 무조건 깃대를 꽂은 채 퍼트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제 막 2019년 첫 달도 반이 지났다. 새해에는 퍼터 교체를 고민하는 골퍼가 많아질 전망이다. 골프용품업체들이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활한 타이거 우즈조차도 퍼터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심지어 말렛형 퍼터를 써보기도 했다. 주말골퍼들도 퍼터를 고를 때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말렛형과 블레이드형 중 어떤 것을 고를까 하는 점이다. 각자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주말골퍼뿐 아니라 프로골프 선수들조차 말렛형으로 많이 기울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아무래도 안정감이 있고, 실수를 하더라도 이를 보완해 주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거리감이 떨어지고, 둔탁한 느낌을 주는 것은 단점이다.

사실 이런 고민보다 새해를 준비하는 주말골퍼들에게 더 중요한 건 몇 가지 새로운 마음 다짐을 하는 것이다. 이런 것이다. 절대 짧게 치지 않도록 하자. 홀까지 다다르지 못한 퍼트는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는 영원불변의 퍼팅 원칙을 다시 한 번 깨달아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소심해서는 절대로 스코어 좋은 골퍼가 되지 못한다. 퍼팅을 할 때마다 넣을 수 있다는 자심감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퍼팅할 때 너무 '고민의 노예'가 되지 말자는 것이다. 퍼트 결과는 둘 중 하나다. 들어가거나 안 들어가거나.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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