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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젊은 여성환자 많은 다발성경화증…끝까지 포기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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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미상 다발성경화증, 갑자기 갑자기 발생해

다른 질환과 증상 비슷…전문의에게 진단받아야

임신·출산 앞두고 있다면 안전한 제제사용 필요


다발성경화증은 뇌와 척수에 염증이 생겨 딱딱하게 굳는 질병이다. 흔히 시신경, 뇌관부, 척수, 뇌실 주변부 백질에 발생하는데 염증부위에 따라 증상이 달라진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김승민 교수는 “다발성경화증은 염증이 어디 생기는지에 따라 증상이 크게 차이난다”며 “마치 도시에 지진이 나는 것과 한적한 들판에 생겼을 때의 피해를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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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다발성경화증 유병률을 보면 여성이 높고 20~30대 젊은 환자가 많다. 만약 임신·출산을 준비하는 환자라면 치료지속여부, 태아안전성 등을 전문의와 상담해야한다. 사진출처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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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있다가 시야장애, 하체마비 등 갑자기 발생

다발성경화증으로 염증이 시신경에 침범하면 시야가 갑자기 뿌예지고 물체가 두개로 보이며 시력이 떨어진다. 척수에 생기면 하체마비가 나타나며 방광조절장애, 성기능장애 등이 발생한다. 균형기관에 생기면 비틀거리며 걷게 된다.

증상은 주로 재발-완화형과 진행성 2가지로 나타난다. 재발-완화형 다발성경화증은 갑자기 발생했다가 서서히 없어지는 것이 반복되지만 반대로 진행성은 천천히 나타나다가 점점 나빠진다. 하지만 대부분은 증상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김승민 교수는 “국내 다발성경화증 유병률을 살펴보면 남성보다 여성이 높고 연령대도 고령층보다 20~30대 젊은 환자가 많다”며 “만약 임신·출산을 준비하는 환자라면 치료지속여부, 태아안전성 등을 고민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상태를 측정할 때는 재발률, MRI 병소, 질환예측 등 크게 3가지를 이용한다”며 “증상이 최소 48시간 이상 같은 부위에서 지속할 때를 기준으로 진단한다”고 말했다.

■증상과 배경 밝혀졌지만 원인은 ‘미상’

다발성경화증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그중 임파구가 한가지로 지적된다. 임파구는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세포지만 면역체계가 교란되면 임파구가 뇌 쪽으로 침투해 신체조직을 공격한다.

임파구에 문제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면역체계도 영향을 받아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한다. 하지만 지금도 어떤 것이 면역체계를 교란시키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태양광이나 비타민D가 원인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으며 유적적인 요인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민 교수는 “무엇인가가 임파구를 변형해 중추신경계 염증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 배경은 밝혀졌지만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게다가 항원항체 반응에서 항원의 개념도 있어야 하는데 이것도 명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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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민 교수는 “보통 초기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는 안전성 프로파일이 좋고 비용이 낮으며 환자순응도가 좋다”며 “1단계에 포함된 약제로는 20년 이상 이미 사용된 인터페론 제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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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 진단받아야…치료환경 나아지는 중

다발성경화증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사라면 놓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다발성경화증환자를 많이 접한 의료진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김승민 교수는 “해외에서 다발성경화증을 공부한 의사들이 국내로 들어왔고 다발성경화증 증상 중 척수반응도 많기 때문에 류마티스질환 등을 전공한 의료진도 있다”며 “이처럼 전공의가 늘고 학회도 생기면서 치료환경이 나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또 척추 및 척수반응뿐 아니라 시신경마비도 흔한 증상이기 때문에 안과, 신경외괴 등 협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완치개념 없는 다발성경화증…재발방지가 목표

안타깝게도 다발성경화증은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치료목표는 재발방지를 통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염증이 작은 경우 증상이 없어지면 일종의 완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주사로 가라앉혀야한다. 급성기에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과 재발방지가 중요하며 재발정도에 따라 치료법은 달라진다.

국내에서는 대한다발성경화증학회에서 발표한 가이드라인이 있다. 지침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그대로 따르지는 않고 참고해서 환자에게 맞춰 치료한다.

김승민 교수는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는 대부분 다른 나라와 동일하고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는 희귀질환치료제로 지정돼 치료접근성도 좋다”며 “종류가 적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10가지 이상의 약물이 있어 가이드라인에 맞춰 쓰는 것이 권장된다”고 설명했다.

■美 신경학회 “환자상태에 맞춰 약 처방해야”

최근 미국신경학회는 질환조절치료제를 강조했는데 이는 치료초기부터 환자에 따라 약을 처방하자는 의미다. 처음부터 환자에게 강한 약을 처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즉 단계별로 알맞은 약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김승민 교수는 “보통 초기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는 안전성 프로파일이 좋고 비용이 낮으며 환자순응도가 좋다”며 “1단계에 포함된 약제로는 20년 이상 이미 사용된 인터페론 제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페론 제제는 장시간동안 쓰였기 때문에 별다른 이상반응이 없어 안전성이 입증됐다”며 “인터페론 치료를 시작하면 감기몸살 같은 경미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지만 경미한 수준이며 인터페론으로 질환이 잘 조절되면 해당 약제를 계속 사용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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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발성경화증은 서서히 악화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상태가 나쁘더라도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고 환우회에서 교류하는 등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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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출산 앞둔 환자, 제제복용 시 전문의상담 필수

먼저 재발률이 낮은 환자와 높은 환자로 나눈다. 재발률이 낮은 환자라면 임신기간 동안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를 끊을 수 있다. 혹은 아기가 만들어지는 초기 3개월 동안 투약을 중단했다가 이후 다시 진행한다.

이와 반대로 재발률이 높은 환자는 동의 아래 인터페론 제제를 쓸 수 있다. 최근 국외가이드라인에서 임산부환자에서의 인터페론 제제의 사용이 권고될 만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조기발견·치료가 가장 중요…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다발성경화증 치료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조기에 발견해 제대로 치료하는 것이다. 다발성경화증은 현재 희귀질환으로 지정돼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치료환경도 좋다. 무엇보다 장기간 신경계를 침범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승민 교수는 “다발성경화증은 서서히 악화되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태가 나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다”며 “좌절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고 치료받으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헬스경향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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