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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대전, 어느 진영에 유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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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알릴레오(위)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의 TV홍카콜라(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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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홍카콜라가 보수층의 주목을 받자, 유시민이 알릴레오로 맞불을 놓았다.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두 정치 유튜브는 적대적 공생관계다. ‘진영 간 대결’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양측은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이제 한국 정치에도 유튜브 혁명이 시작됐다.

“유시민(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홍준표(자유한국당 전 대표)를 띄워주고 있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는 한 정치인 측에서 볼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한국당은 오는 2월 27일(잠정)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다. 아직 대표 후보군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출마 예상자들은 홍 전 대표가 유튜브 ‘TV홍카콜라’ 인기의 여세를 몰아 혹시 출마선언이라도 하지 않을까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TV홍카콜라가 유튜브에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유 이사장의 ‘알릴레오’가 등장했다. TV홍카콜라는 보수진영의 눈길을 모았고, 알릴레오는 반대편의 인기를 휩쓸었다.

1월 10일 현재 알릴레오는 구독자 수가 59만명에 이르렀고, 홍카콜라의 구독자는 23만명을 기록했다. 유튜브에 등장한 지 몇 달 되지 않은 두 정치인이 연일 기록을 경신하면서 이들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진보-보수 대결구도가 부각됐다. 진영 간 ‘유튜브 대전’이 벌어졌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대결구도는 알릴레오가 홍카콜라의 맞수로 부각되고, 홍카콜라가 알릴레오의 인기를 업고 가는 상황을 만들었다. 결과만 보자면 역설적으로 홍 전 대표와 유 이사장 사이에 유튜브를 매개로 서로 밀고 끌어주는 결과를 낳게 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다. 이른바 ‘적대적 공생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한국당 전대의 한 출마 예상자 측이 ‘유시민이 홍준표를 띄워주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할 만하다. 이 관계자는 “황교안 전 총리의 출마여부와 상관없이 2월 전대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비박의 지원을 받고,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친박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 유튜브 때문에 황 전 총리보다 홍 전 대표의 거취가 더욱 불분명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세훈 대 김태호’ 또는 ‘오세훈 대 황교안’의 양강구도에 변수가 생긴 것이다. 다른 의원 측은 “2017년 대선이나 2018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현역의원들이 홍 전 대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졌기 때문에 홍 전 대표가 전대에 출마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대선은 나온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TV홍카콜라를 대권 도전으로 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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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구독자수(1월10일 오후 6시 현재)


홍준표의 대권 도전 전초기지

신년 초 정국을 뜨겁게 달군 ‘유튜브 대전’은 2022년 차기 대권의 밑그림을 미리 그리게 만들었다. 유 이사장은 2013년 정계은퇴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계속 이름이 거론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여권 후보 중에서 이낙연 총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폴리뉴스>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최근 실시한 정례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1월 4~6일 1004명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 전체응답률 13.2%) 결과, 유 이사장은 전체 순위에서 13.2%로 1위를 차지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황교안 전 총리가 2·3위에 올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유 이사장이 알릴레오의 후속인 ‘고칠레오’의 첫 번째 방송 주제를 ‘정계복귀는 없다’로 잡았지만 여권 내부나 세간의 시선은 그렇지 않다. 알릴레오 자체를 하나의 정치적 행위로 보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알릴레오가 ‘유시민을 알릴레오’가 됐다”고 한마디로 정리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당 안팎의 친문 세력 결집에 주목하고 있다. 청와대는 1월 9일 노영민 비서실장 체제를 출범시키면서 친문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은 친문으로 분류되는 이해찬 대표가 당권을 쥐고 있다. 당 밖에서는 유 이사장의 알릴레오를 중심으로 친문세력이 결집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 삼각편대가 구축된 셈이다. 한 의원 측은 “유 이사장은 현실정치와 손을 뗐다고 하나 일단 내년 4월 총선에서 친문 후보자들이 알릴레오 덕분에 다른 후보자들보다 더 많은 프리미엄을 갖게 된다”면서 “친노·친문 정치인에게는 당내 다른 후보와의 경선이나, 총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와의 대결에서 유리한 국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7년 대선 이후 바뀐 투표 양상도 결국 유시민-홍준표 대결구도의 윤곽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예전에는 영남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를 선택하고 60대 이상의 유권자가 그 후보를 찍는 형태였다면 지난 대선 이후 60대 이상의 유권자가 후보를 결정하고 영남이 이 후보를 지지하는 역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지금 여론조사에서 황 전 총리가 60대 이상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홍카콜라가 유튜브에서 부각되면 60대 이상의 지지를 뺏어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홍 전 대표가 유튜브 인기를 바탕으로 60대 이상의 지지를 받게 되고, 그럼으로써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구축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현상은 여권에도 적용된다. 여권에서는 2017년 이후 20∼40대의 지지도가 호남의 지지도보다 더 중요한 지표가 됐다. 엄 소장은 “유 이사장이 알릴레오를 기반으로 20∼40대의 지지도를 끌어가면 여권 내 판도가 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유튜브 대전이 벌어지는 동안, 현실정치의 장인 여의도 국회는 대중의 눈길을 끌 핫이슈 없이 무기력하게 유튜브 정치를 지켜보았다. 장내 경기인 ‘여의도 정치’가 장외 경기인 ‘유튜브 정치’에 밀리고 있는 셈이다. 유튜브 정치가 인기를 끌게 된 데에는 진보와 보수의 대결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유튜브 정치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만 보게 되는 ‘확증편향 현상’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를 낳는 이유다.

‘진영 간 대결’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양쪽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먼저 유튜브에 진출한 홍 전 대표 측은 “거기(유 이사장의 알릴레오)에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홍 전 대표 측은 “우리는 (알릴레오를)아예 들여다보지 않는다. 그래서 어떻게 진행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알릴레오를 만드는 노무현재단 측은 알릴레오가 홍카콜라와 대비되는 데 대해 정색했다. 재단 관계자는 “당초 알릴레오는 유튜브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 처음에 기획한 것은 팟캐스트 방송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튜브에도 올리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게 되면서 홍 전 대표가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유튜브 대전이 벌어지게 된 것일 뿐 처음 의도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재단 내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개인과 정책을 왜곡하는 외부세력에 대해 왜 방관하느냐는 불만이 많아 유 이사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공개적으로 회원들에게 서신을 띄워 대응을 물었다”면서 “거기에서 회원들의 의견이 팟캐스트 방송으로 모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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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홍준표 자유한국당 당시 대표가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오찬 회동에 참석해 음료를 마시고 있다. /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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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안팎 친문세력의 결집 주목

보수 쪽에서는 홍카콜라에 앞서 정규재TV, 신의 한수, 고성국TV, 조갑제TV, 황장수의 뉴스브리핑, 황태순TV 등이 유튜브 정치를 선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제도 언론에서 제 역할을 못함에 따라 틈새가 생겼고 새로운 정보를 얻고자 하는 여론들이 유튜브에서 꽃피우게 됐다”면서 대안 언론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황 평론가는 “50만명 가까운 보수층 구독자들이 이들 보수 유튜브를 오가며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알릴레오 이전에 진보진영의 대표적인 유튜브 방송으로는 박용진TV가 꼽힌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진보진영의 유튜브를 보수 유튜브와는 다르게 보았다. 박 의원은 “상대 진영을 공격하면 조회수나 구독자가 늘겠지만 그것은 마치 패스트푸드점의 인스턴트 음식과 같다. 자기 진영에만 갇히게 되고 영향력을 확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지지층 결집만 하고 영향력을 확대하지 못한다면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서 “박용진TV도 그런 측면에서 중간층에 접근하려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알릴레오도 그런 측면에서 중간층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진보 유튜브는 강경보수의 목소리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보수 유튜브와는 결이 다르다는 것이다.

노무현재단 측 역시 진영 대결이라는 표현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재단 관계자는 “유 이사장이 <썰전>에서 인기를 얻게 된 것은 진영 옹호가 아니라 지식인으로서 중간층을 설득하는 노력 때문이었다”며 “다른 유튜브 영상물처럼 짧은 분량으로 일방적 주장을 내세우거나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알릴레오는 1시간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설득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라는 소셜미디어(SNS) 특성에 맞지는 않지만 긴 시간을 고집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어용지식인’이라는 이전의 유 이사장의 표현과 관련해 “물론 현실정치라는 소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을 다루겠지만 생각이 전적으로 같을 수는 없다”며 “언제까지나 객관적 사실과 합리적 추론에 기반해 방송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방적인 편을 드는 방송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홍카콜라는 단순히 시청자들에게 시원함을 안겨주는 데 그치겠지만 알릴레오와 고칠레오는 올바른 사실을 알려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릴레오 구독자들이 증가하면서 노무현재단 역시 활기를 띠고 있다. 3주 동안 1400명의 후원자가 늘어 1월 10일 현재 5만6000명을 넘어섰다. 재단 관계자는 “평소보다 1000명이 더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올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10주기를 맞는 해다. 시민센터와 대통령기념관 건립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알릴레오가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튜브 정치는 내년 총선과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전망이다. 2012년 대선에서 인터넷 정치가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켰고 이후 정치는 트위터·페이스북·팟캐스트가 휩쓸었다. 앞으로의 선거에서는 유튜브가 최고의 전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용진 의원은 “유튜브 정치는 예전 여의도나 한강변에서 100만 청중을 동원했던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시대의 연설과 똑같다”면서 “접근과 이해·확산을 쉽게 할 수 있어 정치권에 효과적인 매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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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 포럼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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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유튜브 정치

유튜브의 독특한 특성이 전투의 승패를 가름할 수도 있다. 한 영상물을 보게 될 경우 다음 영상물을 자동적으로 선택해 틀어주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대표적이다. 보수층 지지자들이 홍카콜라를 시청하면 관련 채널로 정규재TV 등 보수 유튜브가 대기하고 있다. 시청자는 이 영상물이 끝나면 자동으로 보수 유튜브를 계속 볼 수 있는 것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홍카콜라로 인해 보수 유튜브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외연이 넓어져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 유튜브 제작자는 “유튜브는 혼자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알고리즘 때문에 연대가 더 큰 힘을 발휘하게 된다”면서 “홍카콜라의 부각은 보수 유튜브에 유리하고, 마찬가지로 알릴레오도 진보진영의 유튜브에는 앞으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릴레오를 본 유튜브 시청자가 진보 쪽의 유튜브를 보게 됨으로써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이념이 같은 진영끼리 짝을 맞추고, 확증편향을 심화시킬 수 있는 메커니즘이 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유튜브 대전이 민주당 주류와 자유한국당 주류의 목소리만 높이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소수의 목소리를 낮추는 현상을 야기할 수도 있다. 엄경영 소장은 “홍카콜라가 뜨면서 그동안 보수가 가진 여러 문제점이 모두 희석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개혁적 보수 또는 중도보수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강경보수의 목소리가 남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분석했다. 정재민 카이스트 교수(신문방송학)는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확증편향 현상을 심화시키기도 하지만 유튜브 때문이 아니라, 정치·경제·사회의 심화된 양극화 문제가 결국 유튜브로 들어온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로버트 킨슬이 쓴 <유튜브 레볼루션>을 언급했다. 이 책은 유튜브로 인한 미디어의 획기적인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알릴레오와 홍카콜라의 부상을 계기로 이제 한국 정치에도 유튜브의 새로운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윤호우 기자 hou@kyunghyang.com이하늬 기자 ha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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