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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후보 50개”라는 LG전자...'포식공룡'으로 DNA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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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간으로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지만 4분기 TV, 가전 등 주력 사업 분야가 악화된 LG전자가 인수합병(M&A)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19 기자간담회에서 "M&A 대상 50여곳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고수하기 보다는 인수 후 상업화라는 ‘패스트트랙'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유력한 인수 대상으로는 LG전자(066570)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로봇·인공지능(AI)과 차량용전자장비(VC) 관련 기업들이 거론된다. ‘신호’는 이미 지난해부터 감지됐다. LG(003550)와 LG전자는 지난해 4월 차량용 헤드램프 업체인 ZKW를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인 11억유로(약 1조4400억원)에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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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이 지난해 9월 서울시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연구원과 함께 '투명 플렉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 /LG 제공



LG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였다. LG전자는 또 지난해 7월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의 지분 30%를 총 800억원에 인수했다. 계열사 LG화학도 지난해 9월 자동차용 접착제 전문업체인 미국 유니실사를 인수해 힘을 보탰다. 이처럼 공격적인 M&A는 지난해 6월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이후 일어난 변화다. 구 회장이 그간 M&A에 보수적이었던 기존 그룹 문화를 일신해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이 따른다.

◇ 도움된다고 보면 M&A·조인트벤처·연구협력 등 모든 방안 열어둬

조 부회장은 CES 2019 간담회에서 "LG전자가 조성한 투자펀드와 지주사인 LG 산하 펀드가 AI·자율주행·로봇 분야 업체와 접촉하고 있다"며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거나, 지분 투자로 협력관계를 구축한 뒤 M&A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를 한번에 사들이는 M&A 외에도 다양한 방식의 제휴를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CES 2019에서도 인공지능·자율주행 관련 제휴가 계속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를 활용한 인공지능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실리콘밸리 인공지능 음성인식기술 스타트업인 랜딩에이아이(Landing.AI)는 물론 실내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중인 네이버랩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소식이 이어졌다.

지분투자, M&A의 핵심 고리에는 지난해 그룹차원에서 설립한 벤처 투자회사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놓일 것으로 보인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전자를 비롯한 5개 계열사가 출자한 회사다. 지난해 11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라이드셀'을 시작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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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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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제조업에선 자동차를 넘어, 항공기로 보폭을 넓혔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독일 루프트한자 테크닉(Lufthansa Technik AG)과 항공기 객실 내 전자기기 시스템 개발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Joint Venture)을 설립할 계획이기도 하다.

◇ 로봇사업 흑자전환 절실… M&A 구체화엔 시간 걸릴 듯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753억원, 매출은 15조77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9.5%, 7% 줄었다. 증권업계에선 4분기에만 2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본 MC사업부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따랐다. MC사업본부는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미래 먹거리인 로봇 사업의 안착이 시급하다. 조 부회장은 "2년내 로봇사업을 흑자전환 시키겠다"고 밝혔다. 투자·연구제휴·M&A 등으로 로봇사업을 빠르게 안착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LG전자는 2016년 이후 에스지로보틱스, 로보티즈, 아크릴, 로보스타, 보사노바 로보틱스 등 로봇 관련 기업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LG전자의 M&A가 구체화하기까진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실제 LG전자는 ZKW 인수에 3년여의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부회장 또한 M&A 계획을 밝히며 "회사를 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니, 어느 회사를 사겠다고 결정하진 않았다"고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50여개의 다양한 후보군을 탐색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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