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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저수익 수렁서 건져낼 '디폴트 옵션’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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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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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이해관계를 떠나 이루어지는 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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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이해관계를 떠나 이루어지는 일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것이 무형적이건 유형적이건, 영리적이건 비영리적이건, 공식적이건 비공식적이건 간에 대부분 이해관계 속에서 세상은 돌아가고 있다. 이 이해관계를 만드는 구성원 모두를 만족하게 할 방법은 없을지 모르지만, 합의를 만들어 내면서 점차 발전하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다. 합의를 위한 대의명분과 구성원의 동의가 있으면 어느 정도 성공이 보인다.

저수익 수렁에 빠진 퇴직연금
퇴직연금제도를 이런 맥락에서 살펴보면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만족하게 하는 것은 ‘자동투자제도(디폴트 옵션)’가 아닌가 싶다. 퇴직연금제는 가입자의 적립금을 운용해 수익을 창출, 은퇴생활비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그 기능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적립금이 원리금 보장상품 위주로 운용돼 2017년 수익률이 1.88%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저수익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이해관계자들의 합의가 필요하다. 그 대안 중 하나가 바로 자동투자제도인 것이다.

자동투자제도란 근로자가 스스로 상품을 선택하지 못할 경우 전문가가 관리하는 별도의 포트폴리오 상품에 자동으로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해 상반기 금융투자협회에서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들에게 이 제도의 필요성을 직접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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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투자제도(디폴트 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조사에 의하면 근로자 10명 중 7명이 자동투자제도에 관한 설명을 듣고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출처 금융투자협회, 제작 유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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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사에 의하면 근로자 10명 중 7명이 자동투자제도에 관한 설명을 듣고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 이유로 바쁜 일과로 상품을 운용할 여력이 없음(38%), 상품 관리(교체 등)에 자신이 없음(26%), 상품 선택의 어려움(20%) 등이 꼽혔다. 결국 근로자들은 적립금 운용에서 지식과 경험 부족으로 자동투자제도의 도입을 바란다는 이야기다.

자동투자제도가 불필요한 이유로 제기된 자동투자에 따른 손실 문제(43%), 포트폴리오의 신뢰성 부족(26%)은 향후 제도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제도 도입과 관련해 가장 우려되는 것은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 내지 보상 문제로 모인다.

예컨대 비록 전문가가 운용하더라도 경기변동이나 정치·사회적 사건으로 일정 기간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이때 누가 이를 보전하고 그 보전 정도가 받아들일만 한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다.

그런데 연금 선진국에선 이런 문제 해결 방식을 쓰기도 한다. 비록 그것이 우리의 현실에 맞지 않더라도 우리에게 맞게 조정한다면 충분히 수용 가능한 제도로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이 제도를 누가 적극적으로 책임지고 도입할 것이냐다. 언제까지 원리금 보장에만 매달려 물가상승을 보전하지 못하는 수준의 수익률을 참고 지내야 할 것인지.

사업자가 자동투자제도 도입에 앞장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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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자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자동투자제도의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옳다. 그 이해관계자란 바로 퇴직연금사업자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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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도에서 가장 혜택을 보고 있는 이해관계자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자동투자제도의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옳다. 그 이해관계자란 바로 퇴직연금사업자다. 그리고 감독 당국도 책임이 있다. 현재 이해관계 조정이 어렵다며 자동투자제도 도입을 미루면 결국 가입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본다. 나아가 자동투자제도의 도입이 궁극적으론 퇴직연금 제도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김성일 (주)KG제로인 연금연구소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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