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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이어 공유숙박도 가시밭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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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대한숙박업중앙회의 ‘공유민박업 국회 처리 결사반대’ 집회에서 정경재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대한숙박업중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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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말 ‘2019년 경제활력 대책’ 중 하나로 꺼내든 ‘공유경제’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월 9일 오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연내 공유숙박(공유민박) 허용 방침을 재확인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공유경제의 본격적인 확산에 대비한 각종 과세, 제도 정비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는 택시노동자 임모씨가 분신 사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유경제 중 하나인 공유승차 허용 문제를 놓고 정부와 택시업계 간 갈등이 심화된 이후 한 달 새 벌써 2명의 택시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새해 들어 공유경제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공유숙박의 경우도 모텔이나 민박 등 숙박업계의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제도가 최종 도입되기까지 험난한 파고가 예상된다.

공유승차보다 파급 커

정부가 밝힌 공유숙박 로드맵을 보면 연 180일 이내에서 내국인 대상 도시민박업이 허용된다. 현재도 지역과 관계없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도시민박은 허용되고 있다. 투숙객의 범위를 일반 국민들까지 확대하는 게 가장 큰 변화다. 등록만 하면 내·외국인 대상 숙박업이 가능한 셈이어서 집을 소유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숙박업 진입이 가능하다.

임대한 집을 공유숙박 영업소로 운영하거나 다주택 소유자의 무분별한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한 일부 규제도 함께 도입된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공유숙박은 전문숙박이 아닌 민박업이므로 영업소를 등록할 때는 집주인이 실거주 중이어야 등록과 영업이 가능하도록 제한을 둘 방침”이라며 “기타 불법영업이 의심되는 업체의 경우 공유숙박을 중개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이용을 사전에 차단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경제나 생활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공유숙박이 공유승차보다 더 크다는 게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기존 숙박업계부터 꿈틀대고 있다. 서울 용산에서 게스트하우스(외국인 민박)를 운영 중인 ㄱ씨는 “현재 게스트하우스에 내국인 투숙객을 받는 건 불법이지만 암암리에 업소 상당수가 내국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유숙박이 허용되면 내국인 제한이 없어지게 되므로 게스트하우스에는 영업을 보다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공유숙박업을 목적으로 한 부동산 거래나 임대업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문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집주인 입장에서는 공유숙박을 이용하면 2년 단위의 전·월세 계약에 따른 각종 규제나 리스크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교통이 좋은 역세권 지역 등지에선 공유숙박 수익을 기대한 부동산 투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공유숙박앱인 ‘에어비앤비’에 올라와 있는 서울지역 숙박비를 보면 지역별로 저렴하게는 1박에 3만~5만원의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일평균 4만원의 수익이 가능하다고 가정할 경우 최대인 180일을 운영하면 연간 720만원의 숙박 수입이 발생한다.

공유숙박이 활성화되면 가구나 가전, 인테리어 업체 등도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유숙박을 목적으로 가구와 가전을 새로 구매하거나 집수리에 나서는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때 붐을 이뤘던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처럼 ‘서울에서 한 달 살기’, ‘부산에서 한 달 살기’ 등과 같은 다양한 여가문화도 생겨날 수 있다. 이에 따른 도심 관광객 증가가 가져오는 여러 소비진작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집주인을 대신해 공유숙박업을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대행업체의 등장과 부수적인 일자리 창출 등도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내심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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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열린 ‘제5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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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업체 에어비앤비가 이미 장악

공유숙박 도입시 예상되는 여러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작지 않다. 공유숙박이 정부 방침대로 허용되려면 국회에 계류 중인 관광진흥법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국회에서 법안 통과 문제가 논의될 경우 수면 아래 있던 기존 숙박업계의 불만이 본격적으로 터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기존 숙박업계를 달래기 위해 숙박업 세제지원 확대, 품질인증을 받은 숙박업소에 대한 융자지원 등 여러 당근책도 함께 제시했지만 큰 효과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숙박업중앙회 관계자는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지난해의 경우 성수기로 불리는 여름철에도 회원사들의 평균 공실률이 50%에 달했고, 최근엔 60%까지 공실률이 늘고 있다”며 “가뜩이나 영업이 안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공유숙박까지 정부가 허용한다면 살아남을 업소가 얼마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숙박업중앙회 정경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결사적으로 집회, 토론회 등을 통해 공유민박(공유숙박) 도입을 막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공유승차 도입에서 비롯된 정부와 택시업계의 갈등이 공유숙박에서도 그대로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시장질서나 투숙객 안전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규제책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ㄴ씨는 “180일 영업제한이나 집주인 실거주 등의 규제조건은 정부가 실제 단속해 처벌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있으나마나 한 규제가 될 것”이라며 “투숙객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나 일반 가정집의 영업소 활용으로 인한 주변 이웃과의 갈등 등 여러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공유숙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플랫폼 사업자의 경우 해외업체인 에어비앤비가 이미 장악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국내 숙소는 지난 1월 1일 기준 4만5600개로, 서울에만 1만8200개에 달한다. 지난해 공유숙박 허용을 위한 대국민 서명까지 받아 정부에 제출한 바 있는 에어비앤비는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공유숙박 도입이 탄력을 받자 즉각 “환영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내 한 대형 숙박앱 업체 관계자는 “현재 허용되는 수준에서 공유숙박 시장은 에어비앤비가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내국인 대상 공유숙박이 허용되기까지는 여러 변수도 많아 토종 플랫폼들이 선뜻 시장에 뛰어들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유숙박이 도입돼 활성화될 경우 기존 전·월세 세입자들이 투숙객에 밀려 보금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전·월세 세입자의 피해 문제 등을 막기 위해 규제범위 안에서 단속을 강화하고 필요할 경우 플랫폼 업체를 통한 신고제도 운영할 방침”이라며 “기존 숙박업계와도 꾸준히 의견을 주고받고 소통해 공유숙박과 업계가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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