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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눔] “오리털 금지” 필환경소비 대세…일부선 “강요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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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털 점퍼 안 사요’ 대학생 사이 자연주의 소비 붐

•김난도 교수 2019년 트렌드 중 하나로 ‘필환경소비’ 제시

•일부선 “지나치다” 비판도

•전문가 “불편한 점 있더라도 시민들 참여해야”

서울의 한 사립 대학교에 재학중인 강모씨(25)는 최근 겨울 옷을 장만하려고 의류매장을 찾았다가 잠시 머뭇거렸다. 따뜻한 오리털 점퍼를 사려고 의류매장을 찾았지만 최근 ‘오리와 거위의 눈물’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본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산채로 깃털이 뽑히는 오리와 거위의 모습이 떠오른 강씨는 차마 오리털 점퍼를 살 수 없었다. 대신 그는 100% 면으로 구성된 두꺼운 ‘맨투맨’을 샀다. 강씨는 “오리가 울부짖는 게 기억에 남아있어 차마 살 수 없었다”며 “앞으로도 살 일이 없을 것 같다”고 심정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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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털을 채취할 때 산 채로 뜯는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오리털 패딩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 동물자유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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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자신의 취향과 관계 없이 ‘신념’에 따라 소비하는 행태를 이념적 소비라고 불렀다. 특히 ‘환경’과 관련된 소비를 친환경 소비로 일컬었다. 2019년은 이런 친환경 소비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2019년 주목할 만한 트렌드 중 하나로 ‘필환경’을 제시했다.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친환경 소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런 움직임은 곳곳에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자연친화적인 정책을 펴는 업체의 물건만을 사거나, 방문하는 게 대표적이다. 직장인 강씨(29)도 그 중 한 명이다. 과거 커피 전문점을 가리지 않고 이곳 저곳 방문했던 강씨는 최근들어 ‘S’커피 전문점만을 이용한다. S커피 전문점이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씨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많이 쌓이고, 심지어 국내에서 폐기되지 못해 해외로 불법 수출되고 있지 않나”며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해 S커피 전문점을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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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2019년 주목할 만한 트렌드 중 하나로 ‘필환경(Green Survival)’을 제시했다. - 연합뉴스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의류, 화장품, 생활용품 등의 제품들을 사용하는 ‘비건패션’도 필환경 소비의 일환이다. 계란, 우유처럼 동물성 성분을 전혀 먹지 않는 사람들을 비건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비건 패션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동물성 성분이 둘어간 옷은 입지 않는다. 동물 털 대신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든 충전재를 사용하는 게 대표적이다.

다만, 일부에선 이 같은 소비 행태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반발도 일고 있다. ‘친환경도 좋지만 정도가 있다’는 주장이다. 대학원에 재학 중인 정모씨(28)는 “나도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고, 환경 보호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효과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며 “오리털 점퍼를 입지 말라고 강요한다면 일부에선 오히려 반발심만 생기지 않겠냐”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일정 수준의 불편함이 있더라도 환경 보호를 위해 참고 가야 한다고 말한다. 김미화 자원순환연대 이사장은 “환경적 소비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이는 시민들의 자세가 약간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시민들이 자원순환 소비에 참여하고 강하게 규제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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