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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別나라 맛보기 여행] <8>찬란한 잉카의 후예 ‘볼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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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역경 담긴 티티카카호 3,810m 고지에

하늘빛 오롯이 비치는 우유니사막도 눈부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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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대륙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볼리비아공화국. ‘볼리바르의 나라’란 뜻으로 남미 독립투쟁의 영웅 시몬 볼리바르의 이름을 따왔다. 남미 최초로 원주민 출신 에보 모랄레스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볼리비아는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인디오다. 한반도의 5배에 이르는 면적으로 브라질·아르헨티나·페루 5개국과 국경을 맞댄 내륙국이다. 비교적 넓은 영토를 지녔지만 경작이 가능한 곳은 국토의 2%를 넘지 못한다. 칠레와의 경계에 옥시덴탈 산맥이 남북을 가로질러 해발고도 6,000m대의 고산이 솟아있다. 산맥 동쪽으로 해발고도 3,200~4,100m의 알티플라노(Alti Plano) 고원이 펼쳐져 있는데 최대 도시 라파스 역시 이 고원에 건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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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수도는 수크레지만 실제 수도 기능은 라파스가 담당한다고 한다. 교외 지역까지 포함하면 라파스 인구는 230만명에 이른다. 고지대로 올라갈수록 가난한 계층이 사는 모습도 보인다. 마치 한국의 ‘달동네’가 그러하듯. 가장 높은 지대엔 빈곤층 40만명의 판자촌 엘 알토가 있다. 그 아래엔 어도비(햇볕에 말린 벽돌집)가 늘어섰다. 호화저택들은 그보다 더 낮은 곳에 위치하고 가장 낮은 지대엔 고층빌딩이 솟아있다. 관광객 숙소는 주로 ‘달의 계곡’이란 관광 명소 인근 사가르나가르 거리와 메르카도 네그로 시장 쪽에 몰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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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가 높은 만큼 기온도 낮다. 연중 평균 15℃에 그쳐 쾌적한 편이다. 그러나 역시 고산지대는 고통이 따른다. 게다가 직항 항공편은 당연히 없다. 2~3회 경유편을 대한·아시아나·아메리칸·유나이티드 항공 등에서 운항 중인데 30시간이나 걸린다. 관광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온라인 신청이 가능하다. 까다롭게도 황열병 예방접종 증명, 영문 통장잔고(한화 50만원 이상) 증명, 숙박 예약증이 첨부돼야 한다(2018년 1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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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볼리비아가 ‘남색경보(여행유의)’ 지역이란 점이다. 정부는 특정 국가·지역의 위험 수준에 따라 여행경보를 내리는데 남색경보·황색경보(여행자제), 적색경보(철수권고), 흑색경보(여행금지) 등 4단계로 분류된다. 파라과이·아르헨티나 등 대부분의 남미 국가에 남색경보가 발령돼있다. 이따금 테러가 발생하는 벨기에 브뤼셀·터키 이스탄불·프랑스 파리 같은 유럽 주요 도시들은 한 단계 위인 여행자제 지역이다. 이처럼 볼리비아는 한국 여행객에 우호적인 환경은 아니다. 하지만 화려한 안데스 문명의 자취와 티티카카호·우유니 사막 등 천혜의 자연 경관은 불편함을 잊게 할 만큼 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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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스는 3,000m 이상의 고원 속에 웅크린 도시다. 움푹 파인 웅덩이 모양으로 저지대와 가장 높은 곳의 고도차가 최대 1,000m에 이르기도 한다. 이런 지형적 이유로 2014년 ‘텔레페리코’라는 케이블카가 개통해 대중교통으로 활용된다. 복수의 노선(?)이 있어 지하철처럼 환승도 가능하다. 지난 4월에 추가된 퍼플라인은 길이가 2.3㎞에 이르고 플랫폼이 해발 4,000m에 자리잡아 세계에서 가장 높고 긴 케이블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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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스 시내 중심엔 ‘독립전쟁의 명장’ 무리요 장군을 기리는 무리요 광장이 있다. 대통령궁·산프란시스코 성당 등 다양한 명소에 둘러싸여있는데 산프란시스코 성당은 볼리비아의 랜드마크로 통한다.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져 화려한 조각과 둥근 지붕의 탑이 조화를 이룬다. 다소 황량하기도 한 볼리비아에서 국립예술박물관과 함께 몇 안 되는 호화 건축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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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맞닿을 것 같은 3,810m 고지에 티티카카호가 머물러있다. 면적은 8,135㎢로 백두산 천지의 900배에 이르는 남미 최대의 담수호다. 호수의 중앙 부근에서 볼리비아와 페루로 나뉘는데 호반에는 티와나크유적·시유스타니 유적 등 잉카 문명의 유산이 남아있다. 이곳은 ‘호수의 항구 도시’ 코파카바나에서 태양의 섬으로 향하는 트레킹 코스가 인기다. 특히 십자가의 길 꼭대기의 전망대(Cerro Calvario)에 오르면 바다와 같은 호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어 낭만과 휴식의 장소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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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카카호엔 다양한 해양 생물이 서식하는데 호수를 터전으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도 있다. ‘토토라’라는 갈대를 겹쳐 쌓은 우로스섬엔 350여명의 우루족이 살고 있다. 이들은 물고기를 잡고 감자 등을 재배한다. 마을을 둘러보고 생활상을 엿보는 투어가 3시간 정도 소요되고 이들이 만든 갈대 배 ‘또르또라’를 타는 체험 코스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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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니 사막은 바다가 만들어낸 소금 사막이다. 방하기 지각 변동으로 솟아오른 바다가 녹은 뒤엔 호수가 됐고 이후 물이 증발해 소금만 남았다고 전해진다. 드넓은 소금 사막에 비가 고이면 하늘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이 된다. 때문에 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을 우기에 찾고자 일정을 조정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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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짜리부터 3박 4일까지 다양한 관광 상품이 있다고 한다. 투어는 통상 골차니 마을부터 시작하는데 소금을 정제하고 포장하는 과정을 견학한다. 관광 일정에 따라 물고기섬·라구나 베르데(초록 호수)·라구나 콜로라도(붉은 호수) 등을 둘러보는 방식이다. 대다수 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산크리스토발 마을 방문이다. 이국적 정취의 석조 성당이 마을 곁을 지키지만 주민의 삶은 윤택하지 못한 편이다. 게다가 우유니는 겨울철엔 물이 부족한 곳이다. 그나마 모자란 수자원이 마을 은광 개발에 대거 투입돼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김태원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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