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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주인공 운명은 내가 결정”…인터랙티브 콘텐츠 전성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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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 책과 같은 콘텐츠는 창작자의 이야기 구조(플롯) 구성에 따라 줄거리가 흘러가고 결말에 다다른다. 정해진 플롯을 따라가다 보면 간혹 ‘나 같으면 이런 결정을 할 텐데’라며 극 중 주인공의 선택에 개입하고 싶은 순간이 있을 때도 생긴다.

미디어와 기술 발달은 콘텐츠 속 주인공의 운명을 결정하고자 하는 독자의 욕망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른바 인터랙티브 콘텐츠다. 네이버와 넷플릭스 등에서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연이어 공개하면서 이용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인터랙티브(interactive) 콘텐츠는 이용자들의 참여를 전제로 하면서 이용자 선택에 따라 콘텐츠의 플롯이 다르게 진행된다. 줄거리뿐 아니라 결론까지 이용자 선택에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제목의 콘텐츠를 즐겨도 개인 선택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네이버는 지난달 27일 오디오북 서비스에서 인터랙티브 동화 서비스 ‘동화 만들기’를 출시했다. 이용자 선택에 따라 이야기의 전개와 결말이 달라진다.

네이버는 아동 전문 출판사 '아울북'과 함께 '피노키오', '아기돼지 삼형제', '백설공주' 등 동화 20편을 인터랙티브 오디오북으로 재구성했다. 이용자는 이야기의 중요한 순간마다 주인공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 선택에 따라 줄거리는 달라진다. 특히 오디오북 특성상 이용자는 캐릭터와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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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서비스하는 인터랙티브 동화 서비스 ‘동화 만들기’에서는 이용자의 결정에 따라 이야기의 줄거리와 결말이 달라진다.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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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만들기 서비스는 네이버의 인공지능(AI) ‘클로바’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나 클로바앱에서 즐길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출시 1주일 만에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 상위권에 오르는 등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터랙티브 동화인 네이버 동화만들기의 경우 서비스 시작 1주일만에 전체 클로바 서비스 중 6.2%의 점유율을 보이며 최상위권에 진입하는 등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보통 6%대 점유율은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 상위 5개 안에 드는 수치다.

네이버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인희 키즈&오디오서포트 리더는 "포맷을 발전시키면 성인 대상 콘텐츠도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창작자가 자유롭게 참여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제작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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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공개한 인터랙티브 영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 화면 하단에 시청자들이 선택해야 하는 옵션이 표시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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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인터랙티브 동화 서비스 출시 다음 날에는 넷플릭스가 인터랙티브 영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를 공개했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의 영화판으로 1984년 천재적인 프로그래머가 판타지 비디오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며 초현실적인 상황으로 빠져드는 내용이다.

해당 콘텐츠는 시청자의 선택에 따라 줄거리와 결말이 바뀌는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는 주인공이 먹을 시리얼부터 건물에서 뛰어내릴지 등 생사까지 화면 하단 탭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10초 안에 선택지를 고르지 못하면 자동선택된다.

총 5시간 분량의 영상이 준비돼있지만 시청자 선택에 따라 짧게는 1시간 안으로 결말을 볼 수도 있다. 시청자들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이어지는 장면 등을 공유하며 공략본 제작에 나서기도 했다.

사실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새로운 형식은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독자의 결정에 따라 줄거리와 결말이 정해지는 도서나 게임 등은 존재해왔다. 하지만 당시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대중화되기에는 책이나 게임이라는 콘텐츠 플랫폼이 갖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영상·음성 인터랙티브 콘텐츠도 대중화에 성공할지 여부는 플랫폼의 한계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상 미디어 콘텐츠와 플랫폼에서 혁신을 일으킨 넷플릭스가 이런 콘텐츠를 시도한 점에서 인터랙티브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동시에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에서만 가능한 콘텐츠 방식이기 때문에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대중화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j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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