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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9] 5G시대... 하드웨어-콘텐츠 "나 혼자 안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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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9 소니 부스에는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홍보하는 코너가 마련돼있다. 소니는 TV 새 모델에 ‘넷플릭스 보정 모드’ 기능을 넣었다. 라스베이거스=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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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시대엔 데이터를 얼마나 제공하느냐가 중요했지만, 5G 시대엔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를 둘러본 뒤 코앞으로 다가온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데이터가 공기처럼 삶의 필수 요소가 되는 5G 환경에서는 콘텐츠의 질이 고객을 끄는 유일한 매력이 된다는 뜻이다. 하 부회장은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하는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회사들의 역할이 엄청나게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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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회(오른쪽) LG유플러스 부회장이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박람회(CES)의 혼다 전시장을 방문해 혼다의 자율주행 플랫폼 ‘세이프스왐’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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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부회장의 말 대로 올해 CES에 참가한 전자 업체와 통신사들은 콘텐츠 기업과의 동맹 관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짝짓기’ 대상은 넷플릭스 같은 대형 OTT 기업부터 영화사나 연예기획사까지 다양하다. 수 차례 CES를 방문했다는 한 업계 관계자는 “CES에 콘텐츠 기업 로고가 이렇게 많이 등장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전 세계 동영상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유튜브와 구글을 선점했다. 하 부회장은 9일(현지시간) CES 전시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구글과 3차원(D) 가상현실(VR) 콘텐츠를 공동제작하기로 했다”면서 “콘텐츠의 글로벌 유통은 유튜브에서 단독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의 주제는 K팝과 관련한 영상이다. LG유플러스가 기획과 제작을 책임지고, 콘텐츠 소유권과 국내 배포권을 갖는다. 하 부회장은 “VR과 증강현실(AR)은 5G 시대 미디어 소비의 새로운 방식이 될 것”이라며 “이 분야 1위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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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의 인텔 전시관에 인텔과 워너브러더스가 공동 제작한 배트맨카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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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구글과의 협업으로 파괴력 있는 VR 콘텐츠를 만들 경우, 올해 상반기 중 시작되는 5G 가입자 모집에서 경쟁업체들보다 앞서 갈 수 있다. 구글도 5G 시대의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두 기업 모두 ‘윈-윈’이다. SK텔레콤이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CES 공동 부스를 마련한 것도 같은 전략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에서 가장 중요한 서비스는 미디어이고, 그 중에서도 K(한류) 콘텐츠”라고 말했다.

반도체와 컴퓨터를 만드는 인텔은 영화 제작사들과의 협업을 강조했다. DC코믹스를 자회사로 가진 워너브러더스와 할리우드 6대 스튜디오에 속한 파라마운트 픽처스가 인텔의 부스에 등장했다. 인텔이 자율주행 콘셉트카로 전시한 ‘배트맨카’는 관람객들이 DC코믹스의 인기 히어로 배트맨의 고향인 고담시를 가상 여행하는 내용으로 만들어졌고, 몰입형 미디어를 제작할 수 있는 인텔 스튜디오에서는 뮤지컬 ‘그리스’의 한 장면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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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오른쪽) SK텔레콤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19 SK텔레콤-SM엔터테인먼트 공동 부스에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와 악수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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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하드웨어 제조 기업으로 CES에 참가해 온 소니도 이번엔 ‘엔터테인먼트’가 중심 키워드였다. 전시장에서는 TV, 카메라, 오디오의 기능보다 ‘이 제품으로 어떤 콘텐츠를 얼마나 잘 즐길 수 있는지’가 강조됐다. 4K 올레드TV 새 모델에 ‘넷플릭스 보정 모드’ 기능을 넣어 넷플릭스의 다양한 콘텐츠를 가장 적합하게 즐길 수 있게 했다. 부스에는 넷플릭스와의 파트너십을 알리는 공간이 따로 마련될 정도였다.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의 한 임원은 “한국ㆍ일본은 물론 중국 업체들까지 빠른 속도로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이제 기술 진보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번 CES는 콘텐츠 경쟁력을 가져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