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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복되는 낚싯배 사고, ‘해상 안전’ 말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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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80㎞ 해상에서 선장과 승객 등 14명이 탄 낚싯배 ‘무적호’가 파나마 선적의 3,000톤급 화물선과 충돌한 뒤 뒤집혀 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1년여 전 인천 영흥도 앞바다에서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선창1호’ 사고와 2015년 9월 제주 추자도에서 18명의 희생자를 낸 ‘돌고래호’ 사고를 떠올리게 된다. 사고 원인도 비슷하다. 영흥도 사고는 낚싯배와 급유선이 좁은 수로에서 충돌을 피하려는 노력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도 지키지 않은 게 원인이었고 추자도 사고는 악천후 속 무리한 항해와 구명조끼 미착용 등 안전 의식 부재가 피해를 키웠다. 해경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번 사고도 사망자 3명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안전 불감증이 확인된다.

낚시를 소재로 한 TV 예능프로그램 등이 인기를 끌면서 낚싯배 이용객 수는 2014년 206만명에서 2017년 414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낚싯배 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87건에서 263건으로 급증했다. 바다 낚시 붐에도 해상 안전 의식은 나아진 게 없고 제도적인 안전 대책도 강구되지 못한 탓이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선 구명부환(浮環)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낚싯배가 조사 대상의 90%나 됐다.

개인들의 안전 불감증도 문제지만 낚싯배 사고가 날 때마다 재발 방지 등을 다짐했던 정부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지난해 5월에도 구명조끼 미착용 등 7대 안전무시 관행에 대한 대책을 내놨지만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우리 사회가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아직 해상 안전의 중요성을 가슴에 새기지 못한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