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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어떤 캐릭터인지 소개하기 위해 조지 고든 바이런의 시(詩)를 일부 인용해봅니다. '그는 아름다움을 가졌으나 허영심은 없었고,/ 힘을 가졌으나 오만하지 않았고,/ 용기를 가졌으나 잔인하지 않았고,/ 인간의 모든 미덕을 갖추었으나 악덕(惡德)은 없었다.' 여기서 '그'는 인간이 아닙니다. 시인이 사랑했던 개입니다. 작품 제목은 '어느 개에게 바치는 비문(Epitaph to a Dog)'.
애완견 베일리는 네 번 환생(還生)합니다. 50여 년 동안 그는 허영심 많고 오만한 인간들의 악덕에 맞서 주인들을 지켜냅니다. 불타는 집에서 사람들을 구조할 때나 유괴된 소녀를 구할 땐 목숨까지 겁니다. 이별의 슬픔에 젖어 홀로 살아가는 옛 주인과 그의 40여년 전 첫사랑이 다시 맺어지게끔 힘쓰기도 합니다. 우리는 반려견을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man’s best friend)’라고 일컫곤 하지요. 베일리도 그런 친구입니다. 의인화(擬人化)한 캐릭터이기에 태어난 이유에 대한 그의 깨달음은 곧 인간의 지혜이기도 해 저는 이렇게 변주해봅니다.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는 지혜다(Wisdom is man’s best friend).’ 베일리의 대단원 독백은 그 스스로 가슴에 새기는 다짐의 말입니다. ‘재미있게 살자. 지나간 일들에 사로잡혀 슬퍼하지 말자. 어려움에 처한 이를 돕자. 일생을 함께할 짝을 찾자’. ‘어느 개에게 바치는 찬가(讚歌)’인 이 영화가 끝 부분에서 우리에게 주는 지혜의 선물은 이것입니다. ‘인생은 짧다. 최선을 다해 매 순간 소중하게 살자(Live for today).’
[이미도 외화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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