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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103] Live for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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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 날은 태어난 날과 태어난 이유를 깨닫는 날이다(The two most important days in your life are the day you are born and the day you find out why).’ 대문호 마크 트웨인의 글귀입니다. ‘베일리 어게인(A Dog’s Purpose·사진)’은 베일리가 존재론적 질문을 통해 자신이 누구며 왜 태어났는지 깨닫는 이야기입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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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어떤 캐릭터인지 소개하기 위해 조지 고든 바이런의 시(詩)를 일부 인용해봅니다. '그는 아름다움을 가졌으나 허영심은 없었고,/ 힘을 가졌으나 오만하지 않았고,/ 용기를 가졌으나 잔인하지 않았고,/ 인간의 모든 미덕을 갖추었으나 악덕(惡德)은 없었다.' 여기서 '그'는 인간이 아닙니다. 시인이 사랑했던 개입니다. 작품 제목은 '어느 개에게 바치는 비문(Epitaph to a Dog)'.

애완견 베일리는 네 번 환생(還生)합니다. 50여 년 동안 그는 허영심 많고 오만한 인간들의 악덕에 맞서 주인들을 지켜냅니다. 불타는 집에서 사람들을 구조할 때나 유괴된 소녀를 구할 땐 목숨까지 겁니다. 이별의 슬픔에 젖어 홀로 살아가는 옛 주인과 그의 40여년 전 첫사랑이 다시 맺어지게끔 힘쓰기도 합니다. 우리는 반려견을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man’s best friend)’라고 일컫곤 하지요. 베일리도 그런 친구입니다. 의인화(擬人化)한 캐릭터이기에 태어난 이유에 대한 그의 깨달음은 곧 인간의 지혜이기도 해 저는 이렇게 변주해봅니다.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는 지혜다(Wisdom is man’s best friend).’ 베일리의 대단원 독백은 그 스스로 가슴에 새기는 다짐의 말입니다. ‘재미있게 살자. 지나간 일들에 사로잡혀 슬퍼하지 말자. 어려움에 처한 이를 돕자. 일생을 함께할 짝을 찾자’. ‘어느 개에게 바치는 찬가(讚歌)’인 이 영화가 끝 부분에서 우리에게 주는 지혜의 선물은 이것입니다. ‘인생은 짧다. 최선을 다해 매 순간 소중하게 살자(Live for today).’

[이미도 외화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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